한국 대표팀 타선이 너무 뒤늦게 터졌다.
대표팀은 9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A조 대만전에서 장단 18안타를 치며 연장 10회 접전 끝에 11-8로 이겼다. 최종전 승리로 1승 2패. 그나마 1승을 따내며 다음 대회 본선 진출권은 유력해졌다. 하지만 ‘타선이 일찍 터졌으면’이라는 아쉬움이 진하게 남았다.
대표팀은 첫 2경기에서 모두 패하며 2라운드 진출에 실패했다. 대표팀이 WBC 대회에 네 번째 참가하면서 2패를 당한 것은 처음이었다. 2라운드 진출 실패는 두 대회 연속의 굴욕이었다. 무엇보다 타자들의 방망이가 침묵했다. 타자들은 2경기에서 총 13안타 1득점을 하는 데 그쳤다. 득점권 타율도 8푼3리(12타수 1안타)에 불과했다.
대만전에선 달랐다. 시작부터 방망이가 화끈하게 터졌다. 1회초 선두타자 민병헌이 우익수 오른쪽 2루타로 포문을 열었다. 1사 후에는 박석민이 우익수 오른쪽 적시타를 쳐 선취 득점했다. 2회 1사 후에는 양의지, 최형우가 연속 안타를 뽑아냈다. 폭투와 볼넷으로 1사 만루. 서건창이 우익수 오른쪽으로 빠지는 2타점 적시타를 쳤다. 민병헌의 희생플라이, 이용규의 우전 적시타로, 손아섭의 내야안타로 6-0을 만들었다.
거의 모든 타자들의 감이 살아났다. 대만이 3-6으로 추격한 4회초 1사 후에는 이용규, 박석민이 연속 안타로 출루했다. 1사 1,2루 기회에서 이대호가 우중간을 가르는 적시 2루타를 날렸다. 이대호의 적시타로 대표팀은 선발 전원 안타를 달성했다. 계속된 1사 2,3루에선 손아섭이 우익수 희생플라이를 쳐 8-3으로 달아났다.
그러나 대만도 만만치 않았다. 4회 2점, 6회 2점, 7회 1점을 추가하며 단숨에 8-8 동점을 만들었다. 9회에는 장즈시엔이 이현승을 상대로 2루타를 치며 대표팀을 코너로 몰았다. 그러나 대표팀은 무사 2루에서 오승환을 등판시키며 위기를 벗어났다. 승부는 연장 10회로 흘렀다.
10회초 1사 후에는 오재원이 중전안타로 출루했다. 이어 손아섭의 히트앤런으로 단숨에 1,3루 기회. 양의지가 중견수 뒤로 큰 타구를 날렸다.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9-8 역전에 성공하는 순간. 2사 1루에선 대타 김태균이 좌월 투런포로 쐐기를 박았다. 투수진이 불안했지만 대표팀은 장단 18안타를 치며 승리했다. 너무나 뒤늦게 터진 타선이었다. 천신만고 끝에 1승을 건지며 대회를 마친 대표팀이다. /krsumin@osen.co.kr
[사진] 고척=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