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리그' 이스라엘이 '메이저리그' 네덜란드마저 꺾었다. 이스라엘의 놀라운 상승세다.
이스라엘 WBC 대표팀은 9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네덜란드와의 A조 최종전에서 4-2로 승리했다. 마이너리거로 이뤄진 이스라엘이 빅리그 타자 5명이 포함된 네덜란드를 제압하고 A조 1위를 차지했다. 예상을 뒤엎는 결과였다.
네덜란드 타선에는 빅리그 내야수들이 대거 포진됐다. 안드렐톤 시몬스(LA 에인절스), 잰더 보가츠(보스턴), 디디 그레고리우스(뉴욕 양키스), 조나단 스쿱(볼티모어), 주릭슨 프로파(텍사스)이 물 샐 틈 없는 내야를 책임지고 1~6번에 포진됐다.
그러나 이스라엘 대표팀의 28명 엔트리에서 메이저리그 40인 로스터에 포함된 선수는 아무도 없다. 지난해 빅리그에서 뛴 선수는 타이 켈리(뉴욕 메츠), 아이크 데이비스(뉴욕 양키스) 2명 뿐이다. 하지만 과거 빅리그에서 뛴 경험을 지닌 베테랑이 요소요소에 포진해 있다.
에이스 제이슨 마키(ML 124승)은 이날 선발로 나와 1이닝 무실점 후 내려갔다. 지난 6일 한국전에 45개를 던진데다 투수 9명의 계투 작전으로 짧게 던졌다. 2013~14년 휴스턴에서 불펜 경험이 있는 마무리 조시 자이드는 8회 1사 1,2루 위기에서 등판해 1.2이닝 무실점으로 4-2 승리를 지켜냈다. 그 사이 나온 7명의 마이너리그 투수들은 힘찬 투구로 1이닝씩 책임졌다. 블라이시만 1아웃만 잡고 내려갔다.
타선에서는 데이비스와 켈리를 비롯해 포수 라이언 라반웨이, 4번타자 네이트 프라이먼, 중견수 샘 펄드, 내외야 멀티 코디 데커가 메이저리그 경험이 있다.
1회 1사 1,2루에서 프라이먼이 좌월 2루타로 선제 타점을 올렸다. 라반웨이도 적시타로 점수를 보탰다. 특히 라반웨이는 안정된 리드와 타자와 수싸움, 볼배합에서 뛰어난 능력을 보였다. 이날 9명의 투수와 호흡을 맞춰 네덜란드 타선을 5안타로 막아냈다.
이들이 투타에서 중심을 잡자, 싱글A와 더블A 위주인 마이너리거들은 자신있는 플레이를 할 수 있었다. 이스라엘은 8회 마지막 위기가 있었다.
마무리 자이드가 8회 1사 1,2루에 올라와 발렌틴을 볼넷으로 내보내 1사 만루가 됐다. 이어 스쿱이 때린 강습 타구를 2루수 크리거가 잡아 2루로 포스 아웃을 시키려다 송구가 높아 유격수 버챔이 떨어뜨렸다. 2루수 실책. 그 사이 3루 주자는 득점. 4-2로 추격했다.
계속된 1사 만루에서 그레고리우스의 땅볼 타구는 또 2루로 향했고, 이번에는 크리거가 정확히 잡아 2루수-유격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 플레이를 성공시켜 큰 위기를 넘겼다. 크리거-버챔의 키스톤 콤비는 더블A 선수. 실책에다 박빙의 승부처에서 긴장할 법 했지만 두 번 실수는 없었다.
반면 네덜란드의 빅리거들은 산발 5안타에 그쳤다. 프로파가 3안타(2루타 2개)를 몰아쳤으나 1회와 6회 두 차례 주루사로 맥을 끊었다. 그레고리우스는 2-4로 추격한 8회 1사 만루에서 병살타로 고개 숙였다. 2루수 스쿱은 6회 선두타자를 실책으로 내보내 추가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이스라엘의 마이너리거들이 네덜란드의 빅리거를 압도한 경기였다. /orange@osen.co.kr
[사진] 이스라엘 포수 라이언 라반웨이(왼쪽)와 투수 제이슨 마키. 고쳑=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