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톡톡] '비정규직특수요원' 코믹 강예원X액션 한채아의 협연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7.03.09 15: 00

 여자들의 우정을 다룬 이른바 ‘워맨스’ 영화가 잘 안 될 것이라는 우려는 잠시 접어두는 게 좋을 것 같다. 영화 ‘비정규직 특수요원’(감독 김덕수)을 보면 강예원과 한채아의 찰진 호흡이 인상 깊다. 무엇보다 강예원 특유의 코믹 본능, 처음으로 액션 연기에 도전한 두 사람의 노력이 가상하다.
‘비정규직 특수요원’의 큰 주제는 보이스피싱과 청년 실업으로, 우리 사회가 직면한 굵직굵직한 두 가지 문제를 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 주제만 보면 굉장히 심오하고 어려울 것 같지만 이를 비틀어 유쾌하고 재미있게 풀어냈다.
비정규직과 청년실업, 고용불안 등과 같은 사회적 문제 및 고위층의 비리, 서민들의 삶을 갉아 먹는 보이스피싱과 같은 범죄들을 통쾌하게 그며 웃음 포인트를 살린 것이다. 현 세태의 모습을 신랄하게 비판하고 풍자하는 동시에, 관객들의 답답한 마음을 뚫어주는 유쾌한 작품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알바인생 장영실(강예원 분)은 35살의 나이에 국가안보국 댓글요원으로 취업하지만 그마저도 정리해고 1순위에 놓인다. 어느 날 국가안보국 예산이 보이스피싱에 털리는 사건이 발생하고 자신의 실수로 벌어진 사건을 조심스레 은폐시키고 싶었던 박 차장(조재윤 분)은 비밀리에 영실을 보이스피싱 조직에 잠입시킨다. 그곳에는 이미 사건이라면 물불 가리지 않는 형사 나정안(한채아 분)이 잠복근무 중이다. 서로의 존재를 알고 '공조'하는 두 사람의 협연이 볼 만하다.
예능을 통해 엉뚱하고 독특한 4차원 이미지를 선사한 배우 강예원은 자신의 장기인 코믹 연기를 선보였다. 폭탄 퍼머에, 뿔테 안경, 복고풍 배바지까지 의상과 메이크업, 헤어 등 모두 본인이 콘셉을 잡고 준비하며 장영실 캐릭터를 새롭게 그리는 데 기여했다.
욕이 앞서고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나정안은 ‘절세미녀’라는 수식어를 가진 배우 한채아가 맡았다. 그간 빼어난 미모가 강조됐던 그녀가 여성스러운 매력을 벗고, 액션 연기와 비속어를 자연스럽게 소화하며 이미지 반전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비정규직 특수요원’은 갑과 을이 나뉘는 우리 사회의 단면을 그리며 같이 공감하고, 이야기 나눌 수 있게 만드는 힘을 지녔다. 중간중간 웃음이 터지는 것은 보너스. 무엇보다 남다른 개성으로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던 강예원과 한채아가 독특한 케미스트리를 보여줬다./ purplish@osen.co.kr
[사진] '비정규직 특수요원' 스틸 이미지 및 포스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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