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베일을 벗은 '드림 팀'. 하지만 아직은 몸이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았다.
WBC 미국 대표팀은 9일(이하 한국시간) 미 플로리다주 포트마이어스 센추리링크 스포츠 콤플렉스서 열린 미네소타와 연습경기를 2-3으로 패했다. 1회부터 놀란 아레나도의 2타점 적시타로 앞서나갔지만 2회 2사 1·3루에 구원등판한 제이크 맥기가 승계주자를 모두 불러들이며 동점을 허용했다. 이어 6회 1사 1·3루 위기에서 박병호에게 희생플라이를 허용하며 결승점을 내줬다.
미국은 이안 킨슬러(2루수)-아담 존스(중견수)-아레나도(3루수)-에릭 호스머(1루수)-버스터 포지(포수)-지안카를로 스탠튼(우익수)-대니얼 머피(지명타자)-앤드루 매커친(좌익수)-브랜든 크로포드(유격수)를 선발로 내세웠다. 마운드는 루크 그레거슨이 지켰다. 주전 1루수가 유력한 폴 골드슈미트 대신 호스머가 나온 점을 제외한다면 사실상 베스트 라인업이었다.
그러나 전력은 아직 본궤도에 오르지 않은 모양새다. 투수들은 제구와 구속 모두 정규시즌 때에 비해 다소 부족했다. 특히 셋업맨들의 부진이 아쉬웠다. WBC는 투구수 제한이 있기 때문에 ‘두 번째 투수’의 역할이 중요하다. 이 역할을 맡을 것이 유력한 선수는 앤드류 밀러와 제이크 맥기.
그러나 밀러와 맥기 모두 좋을 때의 모습과 거리가 있었다. 특히 제구가 많이 흔들렸다. 밀러는 2회 선발투수 그레거슨에 이어 마운드에 올랐다. 그러나 1사 후 막스 케플러에게 2루타, 박병호에게 볼넷을 허용했다. 특히 박병호와는 정면 승부를 했지만 공은 스트라이크존에서 한참 벗어나며 고개를 떨궜다.
밀러에 이어 등판한 맥기는 제이슨 카스트로와 조지 폴랑코에게 연속 안타를 맞으며 승계주자를 모두 불러들였다. 맥기는 아웃카운트 하나도 잡지 못한 채 2피안타로 마운드를 내려갔다.
타자들의 스윙 타이밍도 전체적으로 늦었다. 한복판 스트라이크였음에도 고개를 갸웃거리는 모습도 몇 차례 포착됐다. 감이 올라오지 않았다는 의미다. 이날 경기 미국 대표팀은 7안타를 때려냈다. 호스머는 멀티 히트로 타선을 이끌었다. 그럼에도 1득점에 그친 것은 집중력이 아쉬운 대목이다. 특히 9회 무사 2·3루 찬스서 무득점으로 그친 것은 본선에서 나와서 안될 장면이다.
게다가 ‘완전체’라고 보기도 힘들다. 이날 경기서 미국은 미네소타의 마이너리거를 대거 임대해왔다. 주전들을 무리시키지 않겠다는 포석이었다. 실제로 투수 D.J. 박센데일와 드류 루신스키, 알렉스 위머스가 마운드에 올라 2⅓이닝을 1실점으로 막아냈다.
오는 11일 말린스파크서 콜롬비아와 본선 1라운드 C조 첫 경기를 갖는다. 과연 이틀 안에 얼마나 달라진 모습으로 WBC 본선에 나타날까? 미국은 10일 보스턴과 연습경기로 마지막 담금질에 나선다. /ing@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