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스틱4의 '+1'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우승팀 두산의 행복한 고민이 시작됐다.
두산은 지난 8일 한화와 연습경기를 끝으로 호주 시드니, 일본 미야자키로 이어진 스프링캠프 일정을 거의 끝마쳤다. 8명이 선수들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 차출된 가운데 투타에서 젊은 유망주들이 무한한 가능성을 뽐내며 빈자리를 가득 채웠다.
그 중에서 가장 큰 수확이라면 5선발 후보들의 경쟁력 상승이다. 두산은 니퍼트-보우덴-장원준-유희관으로 이어지는 '판타스틱4'가 역대 최고의 성적을 냈지만, 5선발 한 자리는 주인이 없었다. 지난해 5선발로 가장 많은 15경기를 선발등판한 허준혁은 상무에 입대했다.
하지만 새로운 얼굴들이 캠프에서 대거 가능성을 내비치며 김태형 감독 얼굴에 미소를 짓게 만든다. 좌완 함덕주(22), 우완 김명신(24), 사이드암 박치국(19) 등 각기 다른 스타일의 투수들이 5선발 경쟁에 불을 지피고 있는 것이다다.
가장 먼저 5년차 좌완 함덕주가 돋보인다. 함덕주는 캠프 2경기에서 5이닝 동안 안타 3개를 맞았을 뿐, 삼진 7개를 잡으며 무실점 위력을 떨쳤다. 특히 지난달 27일 일본 소프트뱅크전 3이닝 1피안타 5탈삼진 무실점 호투은 상대팀 코치들로부터도 감탄사를 자아낼 정도였다고 한다.
두산 관계자는 "함덕주의 구속이 벌써 144km까지 올라왔다"며 "체인지업뿐만 아니라 슬라이더도 컨트롤이 되고 있다. 중간에 왼손 투수가 거의 없어 불펜으로 들어갈 수 있지만 감독님이 어떻게 판단할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선수 본인은 선발을 목표로 몸을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신인 듀오' 김명신과 박치국도 예사롭지 않은 물건들이다. 김명신은 3경기 8이닝 1자책점, 박치국은 3경기 6⅓이닝 무실점으로 김태형 감독의 눈도장을 확실히 받았다. 김태형 감독 역시 "두 선수 모두 신인이지만 공 자체로는 통할 수 있다"며 캠프 최대 수확으로 꼽았다. 안정적인 제구와 공격적인 승부로 '볼질'을 하지 않는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란 평가.
김태형 감독은 "기존 선발투수들이 워낙 좋지만 늘 부상 변수를 대비해야 한다. 그래서 6선발까지 준비하고 있는 중이다"고 말했다. 선발로 던질 수 있는 예비 자원이 늘어날수록 위기 대처가 빨라지고, 변수를 최소화할 수 있다. 누가 5선발이 되든 나머지 투수들도 선발에 들어갈 수 있도록 준비한다.
판타스틱4를 잇는 두산의 마지막 5선발 카드, 곧 이어질 시범경기에서 최종 승자가 가려지게 될 것이다. /waw@osen.co.kr
[사진] 함덕주-김명신-박치국 /두산 베어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