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라운드 진출 실패는 이미 확정이 됐다. 그러나 대만전을 가볍게 여길 수가 없다. 꼴찌라는 수모, 그리고 예선 강등 탈출이라는 실리가 걸려 있기 때문이다.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참가 중인 한국은 역대 최악의 성적을 내는 것이 확정됐다. 한국은 이스라엘에 이어 네덜란드에까지 패배하며 2라운드 진출에 실패했다. 2대회 연속 1라운드 탈락이다. 한국은 2013년 대회에서 2승 1패를 기록하고도 2라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2006년 대회에서 3위, 2009년 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던 야구 강국 한국의 위상은 2대회 연속 1라운드 탈락으로 사실상 사라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라이벌로 여겨지는 일본이 지난 세 차례 대회에서 모두 4강에 오르고, 이번 대회에서 2연승을 달리고 있는 것과 비교가 된다.
이제 한국에 남은 건 9일 대만과 1라운드 마지막 경기뿐이다. 대만도 이스라엘과 네덜란드에 모두 패배하며 2라운드 진출 실패가 확정된 상태. 2라운드 진출과 전혀 무관하지만 이날 경기는 타이틀이 걸렸다. 패배하는 팀은 'A조 최하위'라는 수모를 떠안게 된다.
패배하는 팀은 자존심이 무너진다. 그러나 자존심 외에도 잃는 것이 있다. 1라운드 조 최하위 팀에는 본선 직행이 제한된다. 패배하는 팀은 다음 대회를 예선부터 진행해야 하는 것. 아직 예선 일정은 모르지만 해당 팀의 선수들로서는 경기력 관리 등에서 애를 먹을 가능성이 다분하다.
9일 상대할 대만은 A조 최약체로 평가 받았다. 그러나 이 평가는 잠시 접어두어야 한다. 한국이 네덜란드를 상대로 0-5로 완패한 것과 달리 대만은 네덜란드를 끝까지 괴롭힌 끝에 5-6으로 석패했다. 선발 투수가 다른 만큼 직접적인 평가가 힘들지만, 대만은 전날 열린 이스라엘전에서도 7점을 뽑아낼 정도로 저력이 있다.
2라운드 진출이라는 소기의 목적은 이제 달성할 수가 없다. 이제 한국은 다음 대회에서 이번 대회의 부진을 만회할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예선 강등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 선수들로서는 차기 대회에 출전할 후배들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승전보를 전해야 할 것이다. /sportsh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