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정근우 있었더라면…" 김인식 감독 아쉬움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7.03.09 05: 54

"정근우가 그 자리에 있었더라면…".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는 여러 선수들이 부상과 개인 사정을 이유로 낙마했다. 추신수(텍사스) 강정호(피츠버그) 김현수(볼티모어) 박병호(미네소타) 등 메이저리거들이 대거 빠지며 타선이 크게 헐거워졌다. 2경기 19이닝 1득점 빈타로 2연패를 당하며 1라운드 안방에서 조기 탈락이 확정됐다. 
김인식 감독도 해외파들의 공백에 대해 "메이저리거들이 왔다면 강정호·추신수·김현수·박병호가 3번부터 6번까지 나열됐을 것이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하지만 김 감독의 입에서 가장 자주 거론된 선수는 바로 정근우(35·한화)였다. 김 감독은 "'정근우가 있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긴 했다"며 수차례 정근우의 공백에 대해 말했다. 타격뿐만 아니라 수비와 주루 그리고 분위기 메이커로서 정근우의 빈자리를 실감한 것이다. 
특히 김 감독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지난 6일 이스라엘전 연장 10회였다. 2사 1·3루에서 임창용의 공을 받아친 샘 펄드의 깊숙한 타구를 2루수 서건창이 잘 쫓아가 잡았지만 송구로 연결하지 못했다. 내야 안타가 된 사이 3루 주자가 홈에 들어와 결승점으로 연결됐다. 
김 감독은 "서건창도 잘 잡았지만 '정근우가 그 자리에 있었더라면' 하는 생각이 들긴 들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사실 타구의 질을 보면 정근우가 그 자리에 있어도 정확한 송구로 아웃시키긴 어려웠다. 서건창도 이스라엘전에서는 4타수 2안타 1타점 1볼넷으로 활약했다. 
다만 객관적인 대표팀의 전력이 약하고, 팀 분위기가 크게 가라앉은 상황에서 정근우의 빈자리가 더욱 크게 느껴지는 것이다. 김 감독은 "정근우가 프리미어12에서 테이블세터로 잘했다"며 "야구는 결정적인 미세한 것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며 에둘러 아쉬움을 표했다. 
정근우는 지난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부터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최종예선과 본선, 2009년 WBC,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2013년 WBC, 2015년 프리미어12까지 총 7개 국제대회에 참가했다. 40경기에 출전, 타율 3할3푼1리 47안타 2홈런 20타점 37득점 10도루로 테이블세터이자 2루수 역할을 톡톡히 했다.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WBC 준우승, 프리미어12 우승으로 한국야구 영광의 순간을 함께했다. 특히 프리미어12에서 주장을 맡아 파이팅 넘치는 솔선수범으로 선수단을 이끄는 리더십을 보였다. 당초 이번 WBC 대표팀에도 발탁됐으나 지난해 11월 수술 받은 무릎 통증이 재발, 장고 끝에 대표팀 사퇴를 결정했다.
대체 선수로는 오재원이 발탁됐고, 주전 2루수로 서건창이 분발하고 있지만 오랜 기간 활약한 정근우의 그림자를 완벽하게 지우진 못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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