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김성근, "대표팀 비난 과하다, 김태균 힘내라"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7.03.09 06: 00

"안 됐다. 안쓰럽고, 슬프다". 
한화 김성근 감독은 땅이 꺼져라 한숨을 내쉬었다. 일본 미야자키에서 스프링캠프로 시즌 준비에 바쁜 김성근 감독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을 향한 질타와 비난에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소속팀 선수 김태균이 비난의 중심에 있다는 소식에는 위로의 말도 잊지 않았다. 
김인식 감독이 이끄는 WBC 대표팀은 이스라엘·네덜란드에 충격의 2연패를 당하며 1라운드 조기 탈락이 확정됐다. 잡음 가득했던 선수 선발 과정부터 안방에서 무기력한 경기 내용, 태도 논란까지 더해져 대표팀은 감독과 선수 가릴 것 없이 여론으로부터 십자포화를 얻어맞고 있다. 

김성근 감독은 "김인식 감독과 선수들이 너무 안 됐다. 안쓰럽다"며 "단기전 야구는 이래서 무서운 것이다. 과정도 있겠지만 결과로 평가받는다. 하루아침에 그렇게 된다. 선수들도 나름대로 열심히 하고 있을 텐데 이런 분위기라면 누가 대표팀을 하고 싶겠나"고 말했다. 
김 감독은 야구 속성상 1~2경기에서 늘 이변이 일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김인식 감독에게 비난의 화살이 가는 것은 옳지 않다. 김 감독이라고 해서 매번 잘할 수 없다. 야구가 그렇게 쉬운 게 아니다. 한두 경기로 비난하는 것은 과하다"며 "이젠 슬픈 감정마저 든다"고 꼬집었다. 
선수들의 태도 논란와 무성의한 플레이도 도마 위에 올랐지만 김 감독은 "어느 선수가 국가대표로서 대충 하려 하겠나. 경기 중 웃는 것도 때로는 경기 내에서 그럴 만한 토막이 있는 것이다"며 "김태균이 여러모로 고생을 한다. 김태균이 (팀에) 돌아오면 다독여줘야 할 것 같다. 힘내라는 말을 해주고 싶다"고 안타까워했다. 
평가전에서 5할 타율로 쾌조의 타격감을 자랑한 김태균은 대회 시작 후 2경기에서 볼넷 1개를 골라냈을 뿐 7타수 무안타 2삼진 1병살로 부진하다. 네덜란드전에 앞서 거수경례 논란도 있었다. 결국 8일 새벽 3시경 극심한 감기몸살로 응급실에 다녀오기도 했다. 김인식 감독도 "정신적으로 스트레스가 큰 것 같다"고 착잡해했다. 
김성근 감독은 "이번 WBC 부진은 감독과 선수들이 문제가 아니다. 몇 년 전부터 말했지만 한국야구 전체의 문제다. 선수 선발을 놓고도 말이 많았는데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던 감독의 마음은 누구도 모를 것이다"며 "다른 나라처럼 한국계 선수들을 데려오려는 노력과 지원은 하지 않고 성적을 바라는 건 문제가 있는 것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김 감독은 "KBO와 구단들부터 야구계 전체가 발전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 지금 당장 WBC가 국내에서 열리는데 직접 참관해서 지켜보는 구단들이 있는지 모르겠다"며 "성적이 이렇다고 감독과 선수들만 욕먹을 일이 아니다"고 거듭 강조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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