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또 1R 탈락’ 한국, WBC 중심에서 변방으로 추락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03.08 21: 59

세계야구의 중심으로 들어간다고 자부했던 한국야구가 오히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역사상 두 번째 수모의 희생양이 됐다. 홈에서 1라운드를 치렀음에도 2라운드 진출에 실패한 두 번째 팀으로 남았다.
네덜란드는 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대만과의 ‘2017 제4회 WBC’ 예선 1라운드 두 번째 경기에서 대만에 고전했으나 경기 막판 타선이 집중력을 발휘하며 6-5로 9회 끝내기 역전승, 2연승으로 2라운드 진출을 확정지었다. 예선 A조에서는 네덜란드를 비롯, 역시 한국과 대만을 차례로 꺾은 이스라엘이 오는 12일부터 일본 도쿄돔에서 열릴 2라운드에 합류한다. 네덜란드와 이스라엘은 9일 경기에서 조 1위를 놓고 격돌한다.
반대로 1라운드 개최국인 한국은 2013년 대회에 이어 2회 대회 연속 1라운드 탈락의 수모를 맛봤다. 1회 WBC 4강, 2회 WBC 준우승에 빛나는 한국은 2013년 열린 3회 대회에서 2승1패를 기록하고도 팀 퀄리티 밸런스(TQB) 원칙에 밀려 3위로 탈락했다. 이번 대회에서 설욕을 별렀으나 선발 과정에서의 논란에서부터 붙은 ‘역대 최약체’의 꼬리표를 떼내지 못하고 조기 탈락했다.

충격적인 1라운드 탈락이었다. 1~3회 대회 아시아 예선전을 일본과 대만에서 치렀던 한국은 이번이 첫 WBC 개최이기도 했다. 추운 날씨에서 경기를 할 수 있는 고척스카이돔의 완공이 가져다 준 효과였다. 홈팬들 앞에서 지난 대회의 실패를 만회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자, 시즌을 앞두고 야구 흥행 몰이를 할 수 있는 중대한 대회이기도 했으나 형편없는 경기력으로 탈락하며 역풍만 거세졌다.
일찌감치 선수단 전원이 단체 훈련에 들어가며 3회 당시 당시의 아픔을 되풀이하지 않으려 했던 대표팀에는 홈 어드밴티지도 분명히 있었다. 다른 팀에는 고척스카이돔이 낯선 환경이었지만, 우리는 대부분 적응이 되어 있었다. 또한 일정도 유리했다. 6일 이스라엘, 7일 네덜란드와 경기 후 9일 대만전이 잡혀 있었는데 모두 저녁 경기였다. 투구수 관리도 유리했다. 반대로 다른 팀들은 저녁 경기-낮 경기, 혹은 그 반대의 일정이 잡혀 있었다. 하지만 대표팀은 그 이점을 극대화시키지 못했다.
역대 WBC에서 1라운드 개최국이 탈락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사례가 많지 않았다는 뜻이다. 첫 사례는 2009년 2회 당시 C조에 속한 캐나다였다. 캐나다는 첫 WBC 개최에서 2패를 당하며 일찌감치 짐을 쌌다. 그 후 한국이 두 번째 고배를 마셨다.
2006년에는 미국이 두 경기장에서 대회를 개최한 가운데 A조 개최국이었던 일본, B조 개최국 미국, C조 개최국 푸에르토리코가 모두 2라운드에 갔다. 2009년은 캐나다가 탈락한 것 외에는 일본·멕시코·푸에르토리코는 2라운드 진출에 성공했다. 2013년은 1라운드 개최국이었던 일본·대만·푸에르토리코·미국이 모두 1라운드를 통과했었다. 한국으로서는 배로 불명예스러운 제4회 WBC일 수밖에 없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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