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현장] “거부감 느꼈다”..방통위도 놀란 요즘 ‘잔혹드라마’
OSEN 유지혜 기자
발행 2017.03.09 08: 11

OCN 드라마 ‘보이스’에 이어 MBC 드라마 ‘미씽나인’까지 연이은 잔혹드라마의 등장에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통심의위)도 놀랐다.
8일 오후 서울시 양천구 목동 방송회관에서는 2017년 제8차 방송심의소위원회 정기회의가 열렸다. 이날 안건으로는 KBS 2TV '해피선데이-1박2일'(이하 1박2일), tvN 드라마 '내일 그대와', MBC '미씽나인'. SBS '정글의 법칙', JTBC '뉴스룸' 등이 상정됐다.
이중 MBC 수목드라마 '미씽나인'은 적나라한 살해와 자살 과정을 그려 방송심의규정 제37조(충격 혐오감) 6호, 제44조(수용수준) 2항에 따라 심의를 받았다.

방통심의위 위원들은 '미씽나인'의 잔혹함에 대해 "굉장히 거부감을 느꼈다. 잔혹한 정도가 너무 한것 아닌가 싶었다"고 말하며 "이런 잔혹함이 꼭 들어가야 하는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방송 시간대도 적절치 않고, 잔혹함이 노출되는 시간이 너무 길다"고 지적했다. 드라마 장르의 특성을 이해하더라도, 필요 이상의 잔혹함이 지속 노출된다는 점에서 방통심의위는 ‘미씽나인’에 의견진술을 요청했다.
결국 불사조처럼 일어나던 ‘미씽나인’의 악의 근원 최태호(최태준 분)가 문제가 됐다. 그의 악행은 방통심의위 위원들조차 놀라게 만들었다. ‘미씽나인’에 관련된 사안을 논의할 때에는 “잔혹”이란 단어만 수차례 등장했다.
잔혹함 때문에 문제가 된 드라마는 ‘미씽나인’뿐 아니다. OCN 드라마 ‘보이스’는 지난 달 22일 2017년 제7차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 심의를 받았다. 일부 시청자들이 방송심의규정 제36조(폭력묘사) 1항, 제37조(충격 혐오감) 3호에 따라 '보이스'에 대한 민원을 제기한 것.
당시 방통심의위 위원들은 “추이를 지켜보도록 하겠다”고 말하며 권고 조치를 내렸지만, 주의가 필요하다는 점에서는 의견을 같이 했다. 김성묵 위원장은 "한 번 더 (세게 방송)하면 두 단계 올라간다고 강하게 전달해 달라. 아무래도 방송 시간대가 밤 10시니까 조심할 필요는 있다"고 덧붙였다.
‘보이스는 권고 조치 후 “추후 제작에 더 세심하게 신경쓰겠다”고 밝히며 ’19금‘으로 등급 상향 조정을 했다. ’미씽나인‘은 오는 9일 종영하기 때문에 작품에서 다른 조치를 취하기보다 의견진술 후 결과에 따라 대처할 것으로 보인다.
방통심의위에서는 장르적 특성과 불특정다수의 시각 가운데에서 고심했음을 드러냈다. 경찰물, 미스터리 스릴러 등의 장르로 봤을 때에는 어쩔 수 없는 잔혹한 장면이 포함될 수 있다. 하지만 과연 지금 시청자들을 열광하게 만드는 잔혹함이 ‘과유불급’은 아닌지 고민해야 할 때라는 것은 명백해진 셈이다. / yjh0304@osen.co.kr
[사진] 각 프로그램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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