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프리미어 우승→1R 탈락… 韓, 2015 위용은 어디로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17.03.08 22: 00

 불과 16개월 만에 급추락이다. 2015년 프리미어12 초대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던 한국 대표팀은 2017년 제4회 WBC 대회에서 1라운드 탈락의 충격을 당했다.
16개월 전, 한국 대표팀은 세계 야구에서 태극기를 드날렸다. WBSC(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이 주도적으로 만든 프리미어12 대회. 세계 야구 랭킹 1~12위팀이 참가한 대회에서 정상에 올랐다. 개최국 일본의 갖은 꼼수와 텃세를 극복하고 적지 일본 도쿄돔에서 우승을 차지해 더욱 감격적이었다.
특히 일본과의 준결승, 대표팀은 오타니 쇼헤이(니혼햄)의 강속구에 눌려 7회까지 삼진 11개를 당하고 0-3으로 끌려갔다. 그러나 마지막 9회초 공격에서 대타 오재원-손아섭의 연속 안타를 시작으로 이대호의 2타점 역전타가 터져 4-3으로 뒤집었다.

믿기 어려운 역전극으로 일본을 침몰시키고, 결승전에서 미국을 상대로 8-0 완승을 거두며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가장 최근의 세계 대회였던 2013년 제3회 WBC 1라운드 탈락의 아픔을 씻어냈다.  
지난해, 올해 WBC 대회를 앞두고 김인식 감독을 비롯해 프리미어12 때 함께 했던 선동열, 이순철 등 코칭스태프가 다시 뭉쳤다. 그러나 선수 선발 과정부터 순탄치 못했다. 부상 등으로 이탈자가 많이 생겼다. 프리미어12에 참가했던 김광현(팔꿈치 수술), 정근우(무릎 수술), 김현수(ML 구단 반대), 박병호(ML 캠프 참가) 등이 WBC 엔트리에는 포함되지 못했다.
메이저리그 구단의 반대(추신수)와 음주운전(강정호) 등 개인 일탈로 인해 메이저리거는 투수 오승환 홀로 참가했다. 역대 최약체라는 평가를 받았다. 메이저리거들이 대거 출전하고, 가을이 아닌 봄 3월에 열리는 WBC는 변수가 많았다.
대표팀은 가장 중요한 첫 경기 이스라엘전에서 연장 10회 1-2로 패했다. 두 번째 네덜란드와의 경기에서는 0-5로 완패했다. 2패로 A조 최하위.
실낱 같은 '경우의 수'를 붙잡고 있던 대표팀은 8일 네덜란드가 대만을 꺾으면서 1라운드 탈락이 확정됐다. A조에서는 이스라엘(2승), 네덜란드(2승)가 남은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2라운드 진출 티켓을 차지했다.
대표팀 투수들은 넓은 스트라이크존에도 불구하고 마이너리그에서 뛰는 이스라엘 타자 상대로 제 공을 던지지 못했다. 투수진 전체가 몸 상태가 기대만큼 올라오지 않아 구속이 낮았고, 그러다보니 자신감이 떨어졌다.
대표팀은 빅리거 타자 5명이 포함된 네덜란드와는 실력 차가 확연했다. 주로 자국리그에서 뛰는 투수들조차 대표팀 투수들보다 구속이 더 빨랐고, 몸 상태가 좋았다.
믿었던 이대호, 김태균을 비롯해 KBO리그 최고 타자들은 집단 슬럼프, 2경기에서 이렇다 할 공격력을 보이지 못한 채 19이닝 1득점이라는 참담한 성적을 보였다.
그 결과, 16개월 전 우승 트로피를 들고 환호했던 대표팀은 안방에서 1라운드 탈락이라는 극과극을 경험하게 됐다. 야심차게 안방에서 WBC 대회를 개최했지만, 4년전에 이어 2회 연속 1라운드 탈락이라 더욱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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