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여제' 박인비(29, KB금융그룹)가 돌아왔다.
박인비는 8일 오후 3시 롯데백화점 잠실점 6층에서 팬사인회를 개최하며 팬들과 교감했다. 우승 이후 선착순 100명에 한해 진행된 국내 첫 행사라 박인비의 사인을 받으려는 이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박인비는 지난 5일 싱가포르 센토사 골프클럽 탄종코스(파72, 6683야드)서 끝난 LPGA 투어 HSBC 위민스 챔피언스 최종라운드서 우승을 차지했다.
여제의 완벽한 귀환이었다. 박인비는 부상 복귀 이후 두 번째 대회 만에 우승컵을 안았다. 2015년 11월 로레나 오초아 인비테이셔널 우승 이후 1년 4개월 만에 통산 18승째를 거뒀다.
박인비는 "오랫동안 공백기를 가졌기에 다른 우승보다 기쁜 우승이었다"면서 "언제 다시 내 레벨에서 할 수 있을까 의심도 했다. 힘든 시간도 겪었지만 모든 의심이 해결됐다. 나를 증명할 수 있었던 무대였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인비는 이번 대회서 불꽃타를 휘둘렀다. 나흘 내내 신들린 퍼팅을 선보인 그는 최종 19언더파로 우승하며 여제의 귀환을 알렸다.
박인비는 "4라운드만 놓고 보면 내 능력의 99%는 나왔다. 1~2라운드 70%, 3라운드 60%, 종합하면 80% 정도"라면서 "매 라운드마다 4라운드처럼 퍼팅이 될 수는 없다. 한 달에 한 번 정도 나오면 좋은데 이왕이면 메이저 대회였으면 좋겠다. 자신감을 얻은 게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라인을 잘 볼 때도 있지만 못 볼 때도 있다. 퍼팅이 잘 될 때는 집중이 정말 잘된다. 라인에 확신이 있고 집중력 자체가 다르다"면서 "안 될 때도 심각하게 고민하거나 해결하려고 하면 문제가 생긴다. 퍼팅만은 깊게 생각하지 않으려고 한다. 홀이 나를 외면해 안 들어갈 수도 있다고 생각해 받아들이는 편이다. 그런 걸 잘했고, 감각도 좋을 때가 많았다"고 비결을 밝혔다.
박인비는 이제 본토에서 열리는 뱅크 오브 호프 파운더스컵을 조준하고 있다. 이후 기아 클래식에 출전한 뒤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ANA 인스퍼레이션에 나선다.
박인비는 "본토 대회는 아시아 대회와는 코스가 다르다. 본토에서 열린다는 의미도 있다"면서 "올 시즌 자체가 새로운 골프 인생의 전환점이다. 미국에서 시작하는 첫 대회는 또 다른 시작이다. 우승으로 마음도 리셋했다. 자신감 있게 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러면서 "기아클래식 뒤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ANA 인스퍼레이션서 좋은 성적을 거둬야 한다"면서 "첫 메이저 대회인 만큼 어떻게 단추를 꿰느냐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신경 써서 경기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 국내에서는 우승한 적이 없는 박인비는 "국내 팬들 앞에서 당연히 우승하고 싶다. 매년 그랬듯 올해도 2~3개 대회에 참가한다. 꼭 우승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올림픽 역사상 첫 2연패의 꿈도 숨기지 않았다. "당연히 2020 도쿄올림픽을 생각하고 있다. 2016년 리우올림픽을 경험하면서 얼마나 소중한 경험인지 안다. 4년 뒤라 대표 선발이 될지 안될지 모르지만 좋은 목표다."/dolyng@osen.co.kr
[사진] 잠실=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