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여파’ 슈틸리케호 중국 원정, 비상 걸렸다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7.03.09 06: 01

얼어붙은 한중관계가 슈틸리케호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국가대표팀은 오는 23일 오후 8시 30분 중국 창사 헤롱 스타디움에서 중국대표팀을 상대로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6차전을 펼친다. 최하위 중국(승점 2점)은 한국이 월드컵 본선진출을 확정짓기 위해 반드시 잡아야 할 상대다. 
한국(승점 10점)은 이란(승점 11점)에 이어 A조 2위를 달리고 있다. 안심은 이르다. 우즈베키스탄이 승점 9점으로 한국을 바짝 뒤쫓고 있다. 한국은 지난해 11월 우즈베키스탄을 2-1로 잡아 한숨을 돌렸다. 전반에 한 골을 실점한 한국은 후반 22분 남태희, 후반 40분 구자철의 골로 겨우 이겼다. 결과는 승점 3점이었지만 내용은 좋지 않았다. 경질위기서 극적으로 벗어난 슈틸리케 감독은 2017년 첫 경기서 내용과 결과를 모두 잡아야 한다. 

경기에만 집중해야 할 대표팀에 악재가 겹쳤다. ‘사드 배치’ 문제로 한중관계가 급속히 냉각됐다. 중국은 자국관광객들의 한국 입국을 불허하는 등 경제적 보복조치에 나섰다. 이 여파로 대표팀에게도 불똥이 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월드컵 최종예선이 한중의 대리전 양상이 되면서 지나치게 과열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는 경기 두 달 전부터 국내 취재진의 중국취재비자 발급을 추진했다. 통상적으로 3주 정도가 소요되는 절차다. 하지만 중국 측은 아직도 비자발급에 대한 확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중국 측에서 늦더라도 비자는 내주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아직 확답이 오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현지에서 대표팀과 교민들의 신변에 안전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창사 현지교민은 “현재 한국인에 대한 중국인들의 시선이 매우 좋지 않다. 공안이 일부러 꼬투리를 잡아 교민들의 사업을 방해하고 있다. ‘한국인이 여러 중국인에게 구타를 당했다’는 흉흉한 소문도 돌고 있다. 교민들이 바깥출입을 삼가는 분위기다. 원래 교민들이 응원단을 조직해 대표팀 경기를 단체로 관람하려했지만 중국인들의 보복이 두려워 취소했다”고 밝혔다. 
홍정호 등 중국슈퍼리그서 활약하는 국가대표 선수들도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중국에서 민중들의 집회가 법으로 금지돼 있다. 하지만 최근 잇따라 광장에서 ‘사드 반대’ 집회가 열려도 공안이 눈을 감아주는 분위기라고 한다. 중국 언론은 오히려 혐한 감정을 부추기는 자극적인 보도를 계속하고 있다. 
대표팀의 중국원정 시 보안에도 더 신경을 써야 한다는 지적이다. 경기장에서 한국이 중국을 이길 경우 소요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중국정부와 달리 중국축구협회는 우리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공안들도 선수들의 훈련이나 경기 시 안전을 보장해줬다. 이번에는 평소보다 더 신경을 써야 할 것 같다”고 걱정했다. /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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