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남매', 흥국생명-대한항공 동반 정상 등극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17.03.07 22: 10

인천 계양체육관에 우승 축포가 울렸다. 그것도 두 번이나.
흥국생명과 대한항공이 7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치러진 ‘2016-2017 NH농협 V-리그’ 경기에서 각각 승리를 거두며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흥국생명은 인삼공사를 맞아 3-0 완승을 거두었고 대한항공은 삼성화재를 상대로 치열한 혈전 끝에 세트스코어 3-2로 우승을 확정 지었다.
우승에 목말랐던 인천 배구팬들에게 의미깊은 날. 여자부 흥국생명은 이날 우승 전까지 천안 시절 3번의 우승을 기록했지만 2009년 인천으로 터전을 옮긴 이후로는 한 번도 정상을 밟지 못했다. 흥국생명은 이날 승리로 ‘2007-2008시즌’ 이후 9년 만의 우승컵을 들어올리고 인천 배구팬에게 첫 번째 우승컵을 안겼다. 흥국생명은 믿었던 쌍포 러브(22득점)와 이재영(14득점 뿐만 아니라 김수지(7득점), 김나희(8득점), 신연경(8득점) 모두 득점하며 우승을 만들었다. 흥국생명의 사령탑 박미희 감독은 여성 감독으로 한국 4대 프로스포츠 사상 처음으로 정규리그 우승컵을 잡는 겹경사를 맞이했다. 

손쉽게 우승을 결정한 흥국생명과 달리 대한항공은 삼성화재와 마지막까지 풀세트 혈전을 펼쳤다. 대한항공은 상대 전적에 2승 3패로 밀리던 삼성화재 상대로 접전 끝에 자력 우승을 확정지었다. 6년의 기다림 끝에 잡은 트로피. 대한항공은 '만년 우승 후보'라는 불명예를 뗐다. 대한항공은 국가대표급 선수들을 다수 보유하고도 매번 우승의 문턱에도 주저앉았다.
이번 시즌에도 대한항공은 우승 9부 능선에서 주춤거렸다. 2월 25일 인천에서 열린 2위 현대캐피탈과 홈경기. 대한항공은 이기기만 하면 우승을 확정 지을 수 있는 상황에서 허무하게도 0-3으로 무너졌다. 3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렸던 한국전력전도 1세트를 먼저 잡았지만 내리 3세트를 내주며 다시 우승에 실패했다. 그러나 이전과는 달랐다. 달라진 대한항공은 두 번은 실패했지만, 홈팬들과 우승의 기쁨을 함께 누릴 마지막 기회는 결코 놓치지 않았다. 대한항공의 주포 가스파리니(31득점)가 팀 공격을 주도하며 우승을 이끌었다. 정지석(11득점)과 신영수(10득점)이 힘을 보탰다. 대한항공은 블로킹과 날카로운 서브로 숙적 삼성화재를 기진맥진하게 만들었다.
동반 우승으로 계양체육관을 달군 '인천 남매'의 도전은 아직 멈추지 않았다. 여자부 흥국생명은 통산 네 번째 챔피언결정전 우승과 통합우승에 도전할 기회를 잡았다. 남자부 대한항공은 더 간절하다. 대한항공은 매번 챔피언 결정전에서 번번이 삼성화재의 벽에 좌절하며 우승을 놓쳤다. 대한항공은 창단 첫 챔피언결정전 우승이자 첫 통합 우승에 도전한다. /mcadoo@osen.co.kr
[사진]인천=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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