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내버려둔 중심타선-싹 바꾼 하위타선, 결과는 같았다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03.07 21: 42

하위타선을 싹 바꿨지만 정작 침묵했던 중심타선에는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결국 결과는 똑같았다.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 대표팀은 7일 고척 스카이돔서 열린 본선 1라운드 A조 네덜란드전에서 0-5로 완패했다. 1회부터 주릭슨 프로파에게 투런 홈런을 맞으며 분위기가 어수선해졌고 끝내 이를 극복하지 못했다. 두 경기에서 2패를 당한 한국은 1라운드 탈락이 유력해졌다.
김인식 감독은 전날(6일) 이스라엘전서 ‘국대 베어스’ 주축 양의지(포수)-허경민(3루수)-김재호(유격수)로 하위타선을 꾸렸지만 이들이 9타수 1안타에 그치며 쓴맛을 봤다. 결국 김 감독은 네덜란드전에 박석민(3루수)-김하성(유격수)-김태군(포수) 카드를 꺼내들었다.

김재호는 이스라엘전서 두 차례 사구에 맞았고, 양의지는 고질적인 어깨 부상에 시달리고 있다. 허경민은 대표팀의 유일한 득점을 기록했지만 병살타 1개 포함 3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이들을 대신해 네덜란드전에 나선 박석민과 김하성은 중심타선에서 주자를 모아둔다면 불러들일 능력이 있는 선수들이다. 하위타선의 교체는 충분히 납득이 되는 대목이었다.
하지만 김인식 감독은 전날 8타수 무안타에 그쳤던 김태균-이대호 듀오를 그대로 3~4번 타순에 배치했다. 대안이 없는 것도 아니었다. 전날 5~6번 타자로 나란히 나선 손아섭과 민병헌 모두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이들은 소속팀에서 주로 3번타순에 기용되며 테이블세터와 클린업트리오 역할을 함께 수행하는 선수들. 타순 상향도 가능했다.
게다가 벤치에는 언제나 한 방을 때려낼 수 있는 최형우가 대기하고 있었다. 비록 평가전과 연습경기에서 부진했지만, 부진은 김태균이나 이대호 역시 마찬가지였다. 타순 조정이나 교체를 통한 분위기 반전을 꾀해볼 만한 상황이었지만 김인식 감독은 김태균과 이대호에게 믿음을 보냈다.
달라진 하위타선은 김인식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박석민은 5회 선두타자로 나와 2루타를 때려냈다. WBC 들어 장타를 기록한 선두타자는 박석민이 처음이었다. 그러나 후속 김하성은 포수 파울 플라이로 물러났고 김태군 역시 3루수 라인드라이브로 막혔다. 이날 새로 바뀐 하위타선의 기록은 11타수 1안타로 아쉬웠다.
김 감독이 믿음을 보냈던 김태균과 이대호 역시 응답이 없었다. 이대호가 1안타로 체면치레했을 뿐, 김태균은 4타수 무안타 병살타 한 개로 침묵했다. 이들의 WBC 두 경기 기록은 16타수 1안타. 타율은 6푼3리다.
부위를 잘못 향한 메스는 어떠한 치유 효과도 없었다. /ing@osen.co.kr
[사진] 고척=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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