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당초 실수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선수들이었다. 안드렐튼 시몬스(LA 에인절스)와 조나단 스쿱(볼티모어), 잔더 보가츠(보스턴)가 주축을 이룬 네덜란드 내야는 한국에 조금의 틈도 허용하지 않았다.
한국 야구대표팀은 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네덜란드와의 제4회 WBC 1라운드 예선 두 번째 경기에서 0-5로 영봉패했다. 6일 서울 라운드 개막전에서 이스라엘에 충격패를 당한 한국은 2연패로 사실상 2라운드 진출이 어려워졌다. 2013년 3회 대회 당시 네덜란드에게 발목이 잡히며 결과적으로 1라운드 탈락의 고배를 마신 한국은 설욕에 실패했다.
타선의 부진이 이어지면서 또 한 번 어려운 경기를 했다. 그리고 시몬스와 스쿱의 물 흐르는 듯한 수비력이 우리 타선의 부진을 더 도드라지게 했다. 이날 시몬스는 선발 유격수로, 스쿱은 선발 2루수로 출전해 키스톤 콤비를 이루며 “이것이 MLB급 수비”임을 선보였다. 보가츠도 3루를 든든하게 지켰다.
시몬스야 MLB에서도 최고 수비수로 각광받는 선수다. 2012년 MLB에 데뷔한 시몬스는 2013년과 2014년 2년 연속 골드글러브를 수상하며 최고 반열에 올라섰다. 이날도 명불허전의 수비를 선보였다. 경기 결과를 떠나 경기장에서 직접 시몬스의 수비를 지켜본 팬들로서는 MLB의 수준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는 모습이었다. 스쿱 또한 안정적인 수비로 시몬스와 호흡을 맞췄다.
2회 선두 이대호가 안타를 치고 나갔으나 손아섭의 2루 땅볼 때 스쿱이 이를 잡아 병살타로 연결시켰다. 포구, 공을 빼는 동작, 송구까지 완벽했다. 2루 베이스에서 이를 받은 시몬스는 군더더기 없는 강한 송구로 병살타를 완성시켰다.
3회 1사 1,2루에서는 시몬스의 명불허전 수비가 나왔다. 서건창의 강한 타구를 백핸드로 잡아 순식간에 2루로 연결했다. 기본에 충실한 동작이면서도, 환상적인 동작이었다. 8회에도 1사 1루에서 김태균의 느린 땅볼을 강하고도 정확한 플레이로 병살타 처리하며 한국의 흐름을 잘랐다. 보가츠는 5회 김태군의 비교적 강한 타구를 차분하게 직선타 처리하기도 했다.
시몬스는 공격에서도 활약했다. 이날 리드오프로 나선 시몬스는 1회 안타를 쳐 프로파의 홈런 때 홈을 밟았고, 2-0으로 앞선 3회 2사 3루에서는 중전 적시타를 치며 멀티히트 경기를 완성했다. 시몬스는 3회 대회 당시에도 한국을 상대로 리드오프로 출전해 5타수 3안타 2득점으로 맹활약했었다. 한국에는 더 무서운 상대였다. 보가츠도 1안타를 기록했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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