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강국에서 최약체로 전락하는 건 한순간이었다.
김인식 감독이 이끄는 WBC 야구대표팀이 1라운드 시작과 함께 충격의 2연패를 당했다. 야구 강국의 체면이 말이 아니다.
한국은 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치러진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A조 네덜란드와 경기에서 0-5 완봉패를 당했다. 전날 개막전에서 이스라엘에 연장 접전 끝에 1-2로 무릎을 꿇은 데 이어 2경기 연속 패배로 안방에서 1라운드 탈락 위기에 놓였다.
한국은 지난 2006년 제1회 WBC에서 4강에 오르며 야구 강국으로 명성을 높였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선 초유의 9전전승 금메달 신화를 이뤘고, 2009년 WBC에서도 결승전엑서 일본과 명승부를 연출했다. 2010년 광저우,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3년 WBC에서 1라운드 탈락으로 주춤하기도 했지만, 가장 최근 국제대회였던 지난 2015년 프리미어12에서도 초대 우승을 차지하며 야구 강국의 위상을 높였다. 이를 발판삼아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이 지난 1월 선정한 세계 랭킹에서도 1위 일본, 2위 미국에 이어 3위에 올랐다.
한국은 첫 경기부터 랭킹 41위인 이스라엘에 덜미를 잡혔고, 이날은 9위 네덜란드에도 무기력하게 패했다. WBC 규정의 특수성으로 메이저리그 출신 선수들이 다수 포함된 이스라엘-네덜란드의 전력은 기대이상이었고, 역대 최약체라는 평가를 받은 한국대표팀은 적수가 되지 못했다.
이로써 A조는 나란히 한국을 제물삼아 2승을 거둔 이스라엘과 네덜란드가 선두권을 형성한 반면 한국은 유일한 2패로 최하위에 떨어졌다. 1라운드 탈락이 확정적이다. 서울 고척돔 홈 어드밴티지도 소용없었다. 더딘 세대교체, 미흡한 준비 과정 속에 야구 강국 명성도 퇴색됐다. /waw@osen.co.kr
[사진] 고척=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