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미희, 최초의 女 감독 우승으로 새 역사 만들다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17.03.07 18: 49

최초의 여성 감독 우승. ‘코트 위의 여우’가 ‘명감독’으로 거듭났다.
흥국생명은 7일 인천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시즌 NH농협 V-리그’ 여자부 KGC인삼공사와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0(25-15, 25-13, 25-21)로 승점 3점을 추가했다. 2005-2006시즌부터 정규리그 3연패를 달성한 이후 한 번도 정규리그 정상에 오르지 못했던 흥국생명은 이날 승리로 ‘2007-2008시즌’ 이후 9년 만의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흥국생명의 사령탑 박미희 감독은 여성 감독으로 한국 프로스포츠 사상 처음으로 정규리그 우승컵을 잡았다. 1980년대 대한민국 여자 배구를 대표하는 스타 플레이어 출신인 박 감독은 현역 시절 영리한 플레이로 '코트 위의 여우'라고 불렸다. 국가대표 선수로서 두 번의 아시안 게임과 두 번의 올림픽에 출전하며 배구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박 감독은 1991년 현역 생활을 마감했다. 은퇴 이후로도 박 감독은 잠시 해설위원이나 교수로 돌아다니면서 여자배구 인기 회복에 힘썼다. 그러다 2010-11 시즌 GS칼텍스의 조혜정 감독 이후 두 번째 여자 배구 여성 감독으로 흥국생명에 부임한 박 감독은 최하위로 떨어졌던 흥국생명을 빠르게 정비했다.
2016-2017시즌 박 감독은 이재영과 러브 쌍포와 FA 센터 김수지를 앞세워 세 시즌 만에 정상에 올랐다. 시즌 중 선수들의 잇단 부상으로 흔들리기도 했지만 엄격하면서도 자상한 ‘엄마 리더십’으로 어린 선수들을 잘 이끌며 우승이라는 값진 결실을 맺었다. 박 감독은 흥국생명의 어린 선수들을 때로는 엄격하게, 때로는 자상하게 지도하며 최대한의 잠재력을 이끌어냈다.
박 감독은 한국 4대 프로 스포츠 사상 최초의 여성 감독 우승이라는 불멸의 업적을 세웠다. 누구나 알지만 해결하지 못했던 편견의 ‘유리천장’을 부쉈다. 우승 후 인터뷰에서 눈물을 보인 박 감독에게 남은 것은 챔피언결정전. 통합 우승에 도전하는 박 감독의 전인미답의 도전은 앞으로도 계속된다. /mcadoo@osen.co.kr
[사진] 인천=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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