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주석 외야 변신? 한화의 이상과 현실 사이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7.03.07 13: 00

"진지하게 생각해볼 문제다."
한화 내야수 하주석(23)은 지난 3일 일본 미야자키에서 열린 세이부와 연습경기에 유격수로 선발출장했지만 아쉬운 실책성 플레이를 반복됐다. 3회 평범한 정면 땅볼타구를 놓치자 한화 관계자들도 고개를 갸웃했다. 한 관계자는 "진지하게 생각해볼 문제"라며 하주석의 포지션 전환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꺼냈다. 
하주석은 고교 시절부터 주포지션이 유격수였다. 순발력과 강한 어깨를 자랑하지만, 포구에 있어 약점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해 유격수로 109경기 886⅓이닝 동안 실책 19개를 기록했다. 수비율이 9할5푼9리로 500이닝 이상 유격수 수비를 소화한 11명 중에서 9위에 그쳤다. 수비 안정감과는 거리가 있다. 

하주석은 상무 시절 종종 외야 수비를 보기도 했다. 빠른 발과 강한 어깨는 외야수로도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하주석 본인이 유격수에 애착이 크고, 한화 팀 사정상 외야 전환이 쉽지 않다는 점에서 이상과 현실 사이에 문제는 있다. 
한화 김성근 감독은 "하주석의 수비가 크게 나아지지 않고 있다. 수비는 결국 연습량을 많이 가져가야 하는데 하주석은 (허리가) 아파서 많이 할 수 없다"며 "유격수가 아니면 외야로 가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발이 빠르고, 외야에서 송구도 괜찮다. 그러면 수비에서 부담도 줄고, 타격을 제대로 살릴 수 있을 것이다. 한화 팀 사정을 보면 발 빠른 외야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쳐 시험조차 할 수 없다. 김 감독은 "문제는 하주석 대신 누가 유격수를 하느냐는 것이다. 당장 대체 선수도 마땅치 않은데 하주석을 외야로 보낼 수 있겠는가"라며 팀 구성상 하주석을 유격수로 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수비에서 불안 요소를 감수해야만 하는 상황인 것이다. 
그래도 희망적인 것은 하주석의 타격이다. 김 감독은 "하주석의 타격 자질은 확실하다. 최근에도 손목을 활용한 스윙이 좋아졌다. 타구가 쭉쭉 날아간다. 요즘 치는 것을 보면 3번타자도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고 칭찬했다. 캠프 연습경기에서 하주석은 선발 5경기 모두 안타를 터뜨리며 15타수 8안타 타율 5할3푼3리 불방망이를 치고 있다. 
하주석도 수비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안다. 그는 "수비가 가장 좋아야 할 유격수로서 실수가 많이 나와 부담스럽다. 내가 극복해야 할 문제다. 유격수 포지션에 애착이 크고, 이 자리를 놓고 싶지 않다"고 의욕을 보였다. 하주석의 외야 전환이 당장 이뤄질 수 없다면 가장 최선은 수비에서 각성하는 것 뿐이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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