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예상했던 중심의 부진, 시작부터 꼬이게 된 원흉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7.03.07 06: 59

공격의 흐름이 최고조가 돼야 할 중심 타선. 그러나 흐름이 계속 끊겼다. 결국 중심 타선의 부진으로 모든 것이 꼬이게 됐다.
중심 타선의 부진은 어느 정도 예상은 했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를 앞두고 치른 경기서 한국 야구 대표팀은 중심 타선의 부진을 지속적으로 목격했다. 이 때문에 한국은 6일 이스라엘전을 앞두고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한 최형우를 빼고 민병헌을 투입하기도 했다.
민병헌을 투입한 건 나쁘지 않았다. 대체로 들어간 민병헌은 4타수 2안타를 기록하며 제 몫을 해냈다. 그러나 큰 틀에서는 변함이 없었다. 중심 타선인 3번 타자 김태균과 4번 타자 이대호가 침묵했다. 김태균은 3타수, 이대호는 5타수에서 단 1개의 안타도 못 쳤다.

김태균과 이대호의 부진은 한국의 부진으로 이어졌다. 중심 타선인 만큼 지속적으로 득점 기회에서 타석에 들어섰지만 기회를 살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경우가 5회말이다. 1사 1,2루의 역전 기회에서 김태균과 이대호는 모두 플라이 아웃에 그쳐 고개를 숙였다.
결국 걱정이 현실이 됐고, 현실은 걱정보다 더 심각했다. 이대호의 침묵은 여전했고, 타격감이 나쁘지 않았던 김태균까지 안타를 쳐내지 못하면서 한국은 이스라엘에 1-2로 패배했다. 김태균과 이대호의 뒤를 이은 5, 6, 7번 타선에서 잇달아 안타가 나온 것은 대조적이다.
김인식 감독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오늘도 3번(김태균), 4번(이대호) 타자가 못해줘서 안 된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타선은 항상 터질 수 없는 법이다. 침묵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스라엘전은 너무 중요했다. WBC 1라운드 통과를 우선 목표로 잡은 김인식 감독도 이스라엘전 필승을 강조했다. 이스라엘, 네덜란드와 2라운드 진출을 다툴 것으로 예상된 만큼 반드시 필요한 승리였다.
그러나 한국은 이스라엘전 승리를 놓쳤다. 그렇게 기다렸던 타선은 터지지 않았고, 10회까지 가는 승부 끝에 8명의 투수를 투입했지만 결국 승리를 놓쳤다. 소득 없이 투수진만 낭비한 셈이 된 것이다.
반드시 이겨야 할 상대로 꼽았던 이스라엘에 고개를 숙인 한국은 이제 7일 네덜란드전에서 모든 것을 걸어야 하는 상황을 맞이하게 됐다. 그러나 네덜란드는 이스라엘보다 더 어려운 상대로 꼽힌다. 침묵했던 중심 타선이 살아나지 않고서는 대책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sportsher@osen.co.kr
[사진] 고척=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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