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선수라고 예외는 없다. 우리은행이 압도적 승률을 거둔 이유다.
위성우 감독이 지휘하는 아산 우리은행은 6일 아산 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삼성생명 2016-2017시즌 여자프로농구 7라운드 삼성생명과 최종전서 72-55로 승리했다. 33승 2패로 정규리그를 마감한 우리은행은 국내 프로스포츠사상 역대 최고승률 94.3%를 기록했다. WKBL 종전기록은 2008-2009시즌 여자프로농구 신한은행이 보유한 92.1%(37승 3패)였다.
통합 5연패에 도전하는 우리은행은 항상 외국선수 선발에서 불리한 입장이었다. 올 시즌 1라운드 5순위로 존쿠엘 존스를 뽑고, 2라운드 2순위로 모니크 커리를 뽑았다. 존쿠엘 존스는 WKBL 경험이 없는 검증되지 않은 선수였다. 커리는 실력은 좋지만, 자존심이 강해 부리기 까다롭다는 평을 듣는 선수.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존스는 15.8점(2위), 13.6리바운드(1위)를 기록하며 우리은행의 에이스로 떠올랐다. 커리도 역할이 크게 줄었지만, 위기 때 한 방을 보여주고 있다.
위성우 감독의 외국선수 조련이 효과를 봤다. 존스를 처음 뽑았을 때만 하더라도 한국에서 성공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양지희는 “존스가 원래 외곽을 주로 보는 선수였다. 한국에 오자마자 계속 골밑훈련을 시켰다. 존스가 ‘너무 힘들다’며 우울해할 정도”라고 밝혔다.
위 감독은 개의치 않고 외국선수들과 국내선수들을 똑같이 대우했다. 존스도 우리은행의 문화에 젖어들기 시작했다. 결국 존스는 올 시즌 최고외인으로 떠올랐다. 존스의 기량이 워낙 압도적이다. 그를 거른 4개 구단은 보는 눈이 없었던 것일까? 아니다. 위성우 감독의 조련이 뛰어났다.
WKBL 경력이 오래된 커리는 다루기 어려운 선수로 꼽힌다. 득점력은 타고났지만, 승부처에서 공을 고집하는 경향이 짙다. 자존심이 강하다보니 감독의 지시사항도 어길 때가 있다. 위성우 감독은 커리도 똑같이 취급했다. 커리가 자기공격을 고집하면 과감하게 경기서 뺐다. 올 시즌 커리의 출전시간이 16분 21초에 그친 이유다. 그럼에도 10.6점, 5.2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위성우 감독은 “커리가 경기가 안 풀리면 머리를 뒤로 넘기는 버릇이 있다. 그것 때문에 공격이 지체되는 경우가 있다. ‘쓸데없는 버릇이니까 고쳐라’라고 지시했다. 커리가 처음에는 변명을 하며 듣지 않았다. 결국 버릇을 뜯어 고쳤다”고 설명했다.
외국선수들과 국내선수의 대우가 다른 구단이 많다. 외국선수들은 이를 ‘특혜’로 여겨 감독의 말을 듣지 않는 경우가 있다. 위성우 감독은 외국선수라고 절대 봐주지 않는다. 다만 나이가 많은 선수는 훈련량을 조절해준다. 존쿠엘 존스는 “처음에 위성우 감독의 스타일에 적응을 하지 못했다. 눈물을 흘린 적도 있었다. 이제는 적응이 됐다. 위성우 감독은 국내선수와 외국선수를 차별하지 않고 똑같이 대한다. 다른 선수들도 힘든 훈련을 하니까 나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WKBL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