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날의 잘못을 깊이 반성하고 다시 한 번 재기하기 위한 의지가 있다면 언제든지 도와주고 싶다".
지난 5일 오전 저니맨 외인 구단의 전훈 캠프가 차려진 경주고등학교 야구장. 푸른 잔디 위에서 훈련 중인 선수들 가운데 낯익은 얼굴이 기자의 눈에 들어왔다. 김상현(kt)과 유창식(KIA)이 그 주인공이었다. 김상현은 지난해 7월 품위 손상 등의 이유로 임의탈퇴 신분이 됐고 유창식은 승부 조작 혐의로 3년 실격 처분을 받았다.
이들은 지난 날의 실수를 깊이 반성하면서 묵묵히 야구에만 매진하고 있다. 언제가 될 지 모르지만 다시 한 번 선수로서 뛸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면 자신의 모든 걸 쏟아 붓기 위해 쉴 새 없이 훈련을 소화했다.
김상현은 선수, 훈련 도우미, 코치 등 1인 3역을 맡고 있다. 고교 시절 특급 투수로 명성을 떨쳤던 유창식은 저니맨 외인 구단에 합류한 뒤 글러브를 내려놓고 방망이를 다시 잡았다. 복귀까지 시간적인 여유가 있고 타자로서 성공 가능성이 높다는 게 최익성 대표의 설명이다.
최익성 저니맨 외인 구단 대표는 "김상현과 유창식 모두 정말 열심히 하고 있다. 지난 날의 실수를 반성하면서 더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선수들의 영입에 대한 부담감은 없을까. 최익성 대표는 "세상 누구나 잘못을 저지를 수 있다. 일부 연예인들은 논란을 일으킨 뒤 자숙 기간을 거쳐 복귀하면 되지만 스포츠 선수들은 준비를 하지 않으면 복귀가 불가능하다"면서 "김상현과 유창식 모두 열심히 하고 있으니 다시 한 번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다"고 대답했다.
이어 "이들이 어릴 적부터 야구만 해왔다. 다시 말해 야구말고 할 줄 아는 게 없다. 무엇이 옳고 그른지 알려주지 않고 잘못을 범하면 질타만 하는 게 현실이다. 인성 교육이 아주 중요하다"며 "후배들이 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인도하는 게 야구 선배로서 역할"이라고 덧붙였다.
최익성 대표는 "지난 날의 잘못을 깊이 반성하고 다시 한 번 재기하기 위한 의지가 있다면 언제든지 도와주고 싶다"면서 "김상현과 유창식도 어린 후배들에게 기술적인 조언을 자주 해주고 있다. 예전보다 자세를 낮추고 노력한다면 다시 한 번 기회를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파란만장한 야구 인생을 살아왔던 최익성 대표는 "나 또한 저니맨이라는 별명에서 알 수 있듯 나의 야구 인생은 시련과 재기의 연속이었다. 강한 정신력을 후배들에게 전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