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공도 빈공이지만 이해할 수 없는 선수기용이 팬들의 속을 답답하게 만들었다.
한국 대표팀은 6일 서울 고척돔에서 열린 이스라엘과의 WBC 1라운드 A조 1차전 경기에서 연장 10회 접전 끝에 1-2로 패했다. 대표팀은 이날 투타 양쪽에서 모두 크게 흔들렸다. 투수들은 유리한 카운트를 잡지 못하고 9개의 볼넷을 허용하며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타선은 매 이닝마다 주자를 내보냈지만 득점권에서 침묵했다. 공격의 기세를 탈 때마다 도루사나 병살타를 기록하며 스스로 자멸했다.
김인식 국가대표팀 감독은 8회 말 선두타자 김태균이 볼넷으로 출루하자 대주자 오재원을 투입하며 분위기 반전을 노렸다. 8회 이대호는 삼구 삼진으로 물러났으나 후속 타자 손아섭이 중전 안타를 치며 대주자 오재원적극적인 주루 플레이를 통해 1사 1,3루라는 절호의 기회를 만들었다.
그러나 이 날 경기에서 대표팀 타자 중 가장 좋은 타격감을 자랑하던 민병헌이 3루 땅볼에 그쳐 3루 주자 오재원이 런다운에 걸리며 아웃됐다. 후속타자 양의지도 허무하게 유격수 땅볼에 그치며 이닝을 마무리했다. 김인식 대표팀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대타를 쓸 수 있었지만 오늘 민병헌이 수비도 잘해줬고, 공격도 좋았다. 그래서 그대로 갔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후 공격에서의 김 감독의 선택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 공격에서 답답한 흐름이 이어졌지만 코칭 스텝의 움직임은 보이지 않았다. 9회 한국의 선두타자로 8번 타자 허경민이 등장했다. 대타를 통해 분위기 반전을 노릴 만한 상황. 그러나 대타는 나오지 않았고 대표팀은 9회 공격도 살리지 못했다. 당시 한국 벤치에는 최형우, 김하성, 박석민 등 한 방을 기대할만한 선수들이 남아 있었다.
대표팀은 이스라엘에 1-2로 뒤진 10회 말 마지막 공격에서도 허무하게 물러났다. 이 날 경기에서 분위기가 좋던 서건창이 유격수 직선 타구로 아쉽게 물러난 위기 상황. 김태균을 대신한 오재원의 타석. 누구나 대타를 예상했다. 하지만 오재원이 그대로 타석에 들어섰다. 결과는 삼진, 후속타자 이대호도 삼진으로 물러나며 대표팀은 이스라엘에 무릎 꿇었야만 했다. 대타를 통해 분위기 반전을 노려야되는 상황을 그냥 내준 것이 아쉬웠다.
대표팀 코칭스텝은 선수에 대한 신뢰때문에 중요한 공격 기회를 허무하게 날렸다. 대표팀 코칭스텝은 1점이 소중한 상황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으며 스스로 무너졌다. 상대팀 이스라엘 벤치가 적극적으로 작전을 활용하는 것과 상반되는 모습. 이스라엘은 시기적절한 대타와 작전을 통해 답답하던 공격의 흐름을 자신들 편으로 가져왔다. 8회 투입된 이스라엘의 대타 아이크 데이비스는 초구 2루타를 기록하며 만루 상황을 만들었다. 그는 10회에도 임창용을 상대로 볼넷으로 출루하며 이스라엘의 승리에 크게 기여했다.
대표팀은 선수 선발 단계에서 리그 성적보다는 멀티 포지션 능력을 우선시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당시 김 감독은 단기전에서 다양한 작전 수행을 위해 멀티 자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실제로 대표팀은 평가전에서는 적극적으로 멀티 자원을 활용하며 대타와 작전을 활용했다.
하지만 이 날 경기에서 멀티 선수를 뽑은 이유를 전혀 살리지 않으며 공격에서 스스로 자멸했다. 실전에서 대표팀은 답답한 공격의 흐름을 바꿀만한 대타나 작전을 전혀 활용하지 않으며 멀티 자원을 뽑은 이유를 살리지 못했다. /mcado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