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김인식-임창용, 8년 걸쳐 되풀이된 연장 10회 비극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17.03.07 06: 37

 역사는 되풀이된다고 했던가. 8년의 시차를 두고 비슷한 장면이 되풀이됐다. 한국 WBC 대표팀에게는 비극이었다. 김인식(70) 대표팀 감독과 투수 임창용(41)은 또다시 연장 10회 아픔을 반복했다. 김인식 감독의 믿음에 임창용은 부응하지 못했다.
한국 대표팀은 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제4회 WBC 대회 이스라엘과의 1라운드 A조 1차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1-2로 패했다. 복병 이스라엘에 발목이 잡히는 충격적인 패배였다.
패전 투수는 임창용이었다. 1-1 동점인 연장 10회초 마운드에 오른 그는 첫 타자를 내야 땅볼로 아웃시켰다. 이후 아이크 데이비스를 볼넷, 라이언 라반웨이에게 중전 안타를 맞아 1사 1,3루 위기를 맞았다. 타일러 크리거의 스퀴즈 번트가 떠올라 투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그러나 9번타자 스콧 버챔에게 2루수 옆 내야 안타를 허용해 결승점이 된 2점째를 허용했다.

앞서 8회초 2사 만루에서 등판한 오승환이 투구 수 20개로 9회까지 아웃카운트 4개를 잡으며 분위기를 대표팀으로 끌고 왔다. 연장 승부에 들어가면서 임창용을 마운드에 올렸으나, 벤치 기대에 응답하지 못했다.
김인식 감독은 경기 후 "전체적으로 투수들의 볼넷이 많아 아쉬웠다. 마지막 임창용의 실점도 결국 볼넷이 빌미가 됐다"고 아쉬워했다. 이날 결정적인 찬스마다 침묵한 타선의 부진이 가장 큰 패인이었지만, 베테랑 임창용의 실점도 뼈아팠다.
8년 전, 제2회 WBC 대회 결승전. 김인식 감독과 임창용은 비슷한 경험을 했고, 아쉬움은 오랫동안 지속됐다.
일본과의 결승전, 연장 10회초. 2사 2,3루 위기에서 임창용은 일본의 스즈키 이치로와 상대했다. 1루가 비어 있었지만 임창용은 정면 승부를 펼쳤고 이치로에게 2타점 결승타를 내줘 3-5로 패했다. 우승 트로피는 일본으로 향했고, 한국은 아쉬운 준우승을 차지했다.
뒤에 알려진 사실이지만, 김인식 감독은 이치로를 볼넷으로 거르라는 사인을 냈으나 포수 강민호를 통해 임창용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못했다.
WBC 개막을 앞두고 최근 MLB.com은 '역대 WBC 스타 선수의 명장면 1위'로 임창용 상대로 때린 이치로의 결승타 장면을 꼽아 더욱 씁쓸했다. 
8년 전 패배로 우승을 놓쳤다면, 이번에는 1라운드 탈락의 기로에 놓였다. /orange@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