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편안해요".
두산 외국인 투수 마이클 보우덴(30)은 지난해 이맘때 물음표 가득했다. 일본 미야자키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에서 불안한 투구로 코칭스태프에 근심을 안겼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적응기였을 뿐, 시즌에 들어간 보우덴은 완전히 다른 투수가 되어있었다. 2년차 시즌을 맞아 적응기 없이 새 시즌을 준비하는 보우덴을 미야자키에서 만났다.
▲ 적응기 끝, 모든 준비 OK
보우덴은 "작년에는 모든 것이 처음이라 아무 것도 몰랐고, 적응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올해는 다르다. 코칭스태프와 선수들 모두 잘 알고 있고, 어떻게 운동해야 하는지 시스템도 마찬가지다. 모든 면에서 익숙해져있기 때문에 따로 적응기간이 필요없고, 운동에 더 집중할 수 있다. 무엇을 해야 할지 분명히 알고 있어 편안하다"고 말했다.
보우덴의 준비 과정도 순조롭다. 지난 2일 한화와 연습경기에 선발로 나서 1이닝 1피안타 1볼넷 1탈삼진 무실점으로 잘 막았다. 최고 구속은 벌써 146km까지 나온다. 보우덴은 "8일 한화전에서 한 번 더 던질 것이다. 2~3이닝 정도 예정돼 있다"며 "전체적으로 몸 상태가 굉장히 좋다. 내가 생각한 대로 준비가 잘되고 있다"고 만족해했다.
2년차 시즌, 상대팀들도 지난해보다 보우덴에 더 익숙해져 있을 것이다. 하지만 보우덴은 "상대가 어떤 준비를 하든 중요한 건 내가 어떤 공을 던지냐는 것이다. 내가 해야 할 것에 집중하는 것이 먼저다. 패스트볼, 커브, 체인지업 등 내가 매일 던지는 공을 제대로만 던질 수 있다면 상대가 아무리 준비를 잘해도 자신 있다"고 힘줘 말했다.
▲ 니퍼트처럼 오랫동안 두산에서
보우덴은 지난해 30경기에서 180이닝을 던지며 18승7패 평균자책점 3.80 탈삼진 160개를 기록했다. 탈삼진 타이틀을 가져간 보우덴은 역대 KBO리그 데뷔 첫 해 외인 투수로는 2002년 KIA 마크 키퍼(19승) 다음으로 많은 승리를 거뒀다. 2년차 시즌 기대치도 다르지 않다. 보우덴은 "작년 성적에 대한 압박은 없다. 어차피 나 역시도 기준을 높게 잡는다. 내가 해야 할 것만 집중하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며 크게 개의치않아했다.
이 같은 자신감은 두산이란 팀에 있어서 가능하다. 보우덴은 "지난해 18승은 나 혼자 결과가 아니다. 우리팀 공격과 수비가 뒷받침된 덕분이다. 타자들이 점수를 많이 내줬고, 수비수들이 뒤에서 잘 막아줬다. 내가 해야 할 일을 쉽게 만들어준 팀 동료들이 있었기에 좋은 성적을 올릴 수 있었다"고 공을 돌렸다.
그만큼 두산에 대한 자부심이 크다. 두산에서 7년째를 맞이하고 있는 더스틴 니퍼트처럼 오랫동안 롱런하는 것이 보우덴의 장기적인 목표다. 그는 "지금 당장 문제는 아니지만 앞으로 부상만 없다면 니퍼트처럼 오래 두산에서 뛰고 싶다. 팀에서 계속 기회를 준다면 가능한 오래 함께하고 싶다"고 소망했다. 아마도 보우덴 혼자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waw@osen.co.kr
[아래 사진] 두산 베어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