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인터뷰②] 정가람 “배우 꿈 위해 자퇴하고 무작정 상경”
OSEN 지민경 기자
발행 2017.03.08 09: 19

매년 혜성처럼 등장하는 루키들은 한국 영화의 미래를 기대하게 만든다. 지난해에도 어김없이 관객과 평단의 눈길을 사로잡은 신인 배우들이 여럿 등장했다. 지난해 시동을 걸고 올해 본격적으로 달릴 준비를 마친 충무로의 라이징 스타들을 만나봤다.
(인터뷰①에 이어) 배우 정가람은 그의 첫 영화 ‘4등’(감독 정지우)으로 지난해 관객들에게 제대로 눈도장을 찍었다. 지난 2012년 방영된 MBC 시트콤 ‘스탠바이’로 연기에 첫 발을 내딛은 그는 그동안 안방극장에도 종종 얼굴을 비췄다.
SBS '풍문으로 들었소'에서는 이준의 친구로 철없는 재벌 2세 역으로 눈길을 끌었고 최근 방영한 MBC 특집극 ‘빙구’에서는 한선화의 동생으로 누나에게는 한 없이 다정한 남동생 역을 맡아 탄탄한 연기력을 선보였다.

갓 스무 살이 되던 해, 배우의 꿈을 안고 상경한 정가람은 오직 본인의 노력만으로 그 꿈을 이뤄냈다. 요령 피우지 않고 직접 발로 뛰어 가며 기회를 만들어 온 그는 그렇기에 더욱 단단해질 수 있었다.
다음은 정가람과 나눈 일문일답.
-‘풍문으로 들었소’에서 호흡을 맞췄던 이준, 고아성과는 아직 연락하나.
▲가끔씩 그냥 연락 주고 받고 시사회 같은 것 있으면 초대한다.
-첫 단막극 ‘빙구’ 작업은 어땠나. 주로 한선화와 호흡을 맞췄다.
▲제가 전에 ‘풍문으로 들었소’를 했었지만 그래도 또래 배우들이랑 하는 것이 익숙하지 않아서 조금 부담이 됐었는데 그래도 확실히 한선화 선배님이 경험이 많고 그러다 보니까 편안하게 해주셔서 저도 그냥 편안하게 했다.
-드라마와 영화, 어떤 것이 더 잘 맞나.
▲더 좋고 그런 것 보다 그냥 드라마는 시간에 쫓기고 뭔가 바쁜 현장을 많이 만났었던 것 같다. 그에 비해 영화는 좀 더 시간을 두고 천천히 찍고. 아직 제가 시간에 쫒기는 것이 익숙지 않다. 드라마는 영화보다는 조금 제가 부족한 면들이 많이 드러나고 그것을 채울 수 있는 시간이 없는데 영화는 그런 부족한 점들을 채울 수 있는 시간이 있어서 편한 느낌이 있었던 것 같다.
-처음 배우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던 때는 언제인가.
▲그게 한 스무 살 때. 제가 삶에 흥미를 찾는 것에 즐거워하는데 그래서 뭔가 흥미가 가는 일에 도전해보고 싶었다. 카메라 앞에 서는 게 부끄럽지만 재밌었다. 이 사각형 책 속에 있는 걸 실제로 표현한다는 것이 굉장히 매력적이었던 것 같다. 그래서 ‘나도 한 번 그걸 표현해볼까? 근데 어떻게 표현해야 하지? 저렇게 표현할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을 하면서 흥미가 가기 시작했다. 또 배우라는 직업이 내가 아닌 다른 사람으로 산다는 것이 굉장히 매력적인 것 같다. 다른 여러 가지의 삶을 살 수 있고 시대도 오고 갈 수 있다. 미래의 역할을 할 수도 있고, 과거에 내가 경험해 보지 못하고 살아보지 못했던 것들을 내가 표현해 낸다는 것이 너무 매력적이었다.
-배우의 꿈을 안고 무작정 서울로 올라온 것인가.
▲그냥 무작정 올라왔다. 연고도 없었다. 그 때 당시에는 걱정보다는 패기가 있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교를 갔다가 이 길이 아닌 것 같아서 자퇴를 하고 올라왔다. 어떻게 될 지는 모르겠지만.
-연기를 따로 배웠나.
▲아니다. 학원에서 배우지는 않고 그냥 일단 찾아봤던 것 같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뭐가 있을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는 것들. 올라올 수 있었던 조건 자체가 부모님께 도움을 받지 않고 내 힘으로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겠다는 것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연기 학원 같은 곳을 다닐 만한 여력도 안 되고 그래서 열심히 뭔가 할 수 있는 걸 찾았다.
- 처음에 어떤 것부터 시작했나.
▲일단은 부모님한테 도움을 받지 않는다는 가정 하에 아르바이트를 열심히 해서 그 돈을 모아서 프로필 사진을 찍고 그 찍은 사진으로 이제 여러 회사에도 돌리고 했다. 그게 맞는 지 틀린지 모르겠지만 그렇게 열심히 해봤다. 그 때 당시에는 그 것 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처음 배우 한다고 했을 때 부모님의 반응은 어땠나.
▲싫어하셨다. 아버지 반대가 심했다. 아버지가 경상도 사람이신데 저희 집은 아버지가 굉장히 무서웠다. 보수적이시고. 자식이 부모가 모르는 것에 도전한다고 했을 때 위험을 느끼시더라. 그래서 제가 처음으로 아버지께 이제 성인이 됐으니까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겠다고 말씀을 드렸다. 처음에는 거부하셨는데 그게 정말로 흘려 나오는 말이 아니고 정말로 다짐을 했기 때문에 그걸 믿고 한 번 해봐라 허락해주셨다. 그 후 제가 열심히 아르바이트 하면서 서울에서 혼자 하는 걸 보고 아버지도 그런 모습에 믿음이 생기셔서 지금은 괜찮으신 것 같다. 굉장히 좋아하신다. 지지해주시고. (인터뷰③에서 계속.) /mk3244@osen.co.kr
[사진] 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