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사부'·'도깨비' 김민재, 연기로 증명한 성장의 기록
OSEN 장진리 기자
발행 2017.03.09 09: 16

 단단한 땅에서 핀 꽃은 더욱 오래 아름답다. 김민재는 이 단순하지만 어려운 진리를 이미 깨우치고 있었다. 오랜 시간 연습과 훈련으로 다져진 속내는 더욱 깊고 단단해졌다. 무조건 앞만 보고 달리던 앳된 얼굴의 소년은 어느새 재미와 즐거움까지 알게 된 다부진 남자가 됐다. 
'낭만닥터 김사부'부터 '도깨비'를 거치며 정신없이 바쁜 연말과 연초를 보낸 김민재는 이제야 여유를 찾고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고 있다. 
"작품 잘 끝내고, 포상 휴가도 다녀왔어요. 개인적인 여행도 다녀왔고요, 다음 작품에 대한 생각도 하고 있죠.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 뭐가 더 재밌을까, 이런 생각이죠." 

최근 '낭만닥터 김사부'팀은 다시 모여 회식으로 우애를 다졌다고. 김민재는 "작품이 끝나고 매일 보던 사람들을 못 보니 싱숭생숭하더라"며 "한석규 선배님도 정말 환하게 웃으시면서 '이런 바보들, 다시 보니 반갑다'고 하시더라. 워낙 아버지 같은 분이다. 선배님은 '남자 배우는 40대 이후가 진짜다. 많은 걸 경험해라. 작품을 할 때는 스스로에게 계속 질문을 하고, 정말 하고 싶은 얘기를 하는 배우가 되라'고 조언해주셨다"고 말했다. 
또한 김민재는 "어디 가서도 들을 수 없는 조언들을 해주시고 항상 절 챙겨주셨다. 인자하신 것도 있지만, 처음과 끝이 똑같으신 분이다. 또 본인의 일을 너무나 잘하는, 모든 게 완벽하신 분"이라며 "무섭기보단 존경심이 생기니까 자연스럽게 따르게 되더라. 또다시 호흡을 맞추게 되면 부자(父子)연기를 해보고 싶다"고 한석규에 대한 존경심을 드러냈다. 
'낭만닥터 김사부'에서는 한석규, '도깨비'에서는 공유까지 김민재는 안방에서 좀처럼 만날 수 없는 대선배 배우들과 함께 호흡을 맞추는 행운을 거머쥐었다. 복권처럼 찾아온 행운, 김민재는 노력으로 그 운을 제 것으로 바꿨다. 
"'낭만닥터'는 정말 배우고 싶어서 꼭 하고 싶었던 작품이었어요. 한석규 선배님같은 대배우님과 언제 작품을 할 수 있을까 싶었으니까요. '도깨비'는 원래 사극을 정말 하고 싶었는데, 처음에 오디션을 보러 갔을 때에는 사극인지도 전혀 몰랐어요. 나중에 대본을 받고 사극 분량이라는 걸 알았어 정말 설렜어요. 대본 자체도 너무 좋아서 대본 읽으면서도 정말 설렜고, 제가 하면 어떻게 보여질까, 찍을 때에도 정말 재밌어서 힘든 감정을 표현하는 것도 재밌었어요." 
공유와 맞붙어 연기 대결을 펼친 김민재는 "선배님과 함께 연기해야 한다는 부담이 정말 컸다. 일부러 안 쳐다 봤다. 너무 완벽하신 느낌이라 얼굴을 못 보겠더라"며 "김신을 죽여야 하는 캐릭터인데 감정이입이 어려웠다"고 웃었다. 
아이돌 데뷔를 위해 오랜 시간 준비해 온 김민재는 이제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있다. 음악은 여전히 그의 꿈 중 하나이지만,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 
"좀 더 김민재다워진 것 같아요. 예전에는 어떤 그룹의 김민재로서 책임감과 사명감이 있었다면, 지금은 김민재 스스로의 방향이 제일 크죠. 그리고 누구에 의한 나를 고민하기 보다는 내가 하고 싶은가, 뭐가 재밌을까, 나는 누구지, 나는 뭐지를 고민하게 됐죠. 음악을 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건 그대로예요. 음악을 하는 방향은 여러 가지잖아요. 전 여전히 음악을 좋아하거든요. 제가 좋아하는 게 뭘까, 재밌는 게 뭘까 생각할 때 거기에 여전히 음악인이라는 카테고리가 있어요." 
연기를 하면서 다른 사람으로 살 수 있다는 건 무엇보다 흥미로운 일이다. 배우로 사는 진정한 재미를 조금씩 알아가게 된 김민재에게 연기란 시작과 중간과 끝이 모두 재미있는 일이다. 
"대본을 보면서 상상하는 것, 그 인물이 되는 것,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 촬영을 마치고 모니터 하는 것 모두가 재밌어요. 힘든 건 당연하죠. 연기나 작품에 대해서 고민하는 것도 어렵긴 하지만 정말 재밌어요. 물론 연기에 대한 고민이 잠깐씩 생길 때가 있어요. 개인적으로 뭔가에 한 번 빠지면 못 빠져나오는 스타일이긴 하지만, 고민에 오래 묶이는 스타일도 아니에요. 빨리 보내고 다음에 더 잘할 수 있게 신중하게 분석하고 연구하려고 하죠." 
'칠전팔기 구해라', '프로듀사'로 얼굴을 알렸고, '두 번째 스무살', '처음이라서'로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쇼미더머니', '마이 리틀 베이비'로 훌쩍 성장한 다양한 매력을 선보였고, '낭만닥터 김사부', '도깨비'로 내일의 더 큰 김민재를 확신하게 했다. 
올해의 키워드로 재미, 변화무쌍, 다양함, 경험을 꼽은 김민재는 또 얼마나 다양한 얼굴로 우리를 놀라게 할까. 
"연기가 정말 재밌어요. 연기 하길 너무 잘했죠. 그래서 더 잘 하고 싶어요. 칭찬을 들어도, 못 들도 욕심이 나는 스타일이거든요. 만족하면 그만둘텐데, 만족이란 평생 없을테니 아마 계속 하겠죠(웃음). 좋은 시청률, 좋은 성적이 있으면 감사하긴 하지만, 또 저조하면 또 어떨까요. 몰입도 있고, 재밌는 작품을 하면서 많은 분들에게 확신을 드리는 배우가 되도록 앞으로도 노력하겠습니다." /mari@osen.co.kr
[사진] CJ 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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