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과장’, 예능보다 더 웃긴 드라마다. 재치와 센스가 넘치는 대사와 몸개그, 거기다 치질로 공격하는 유치한 재미까지 더해져 방송 60분 내내 웃다가 끝난다.
KBS 2TV 수목드라마 ‘김과장’(극본 박재범, 연출 이재훈 최윤석)은 매회 사이다 전개와 센스 가득한 장면, 구멍 없는 배우들의 열연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상황. 특히 남궁민을 비롯해 배우들의 코믹한 연기가 드라마의 재미를 배가 시키고 있다.
지난 11회 방송에서는 김성룡(남궁민 분)이 서율(준호 분)에게 “엿 먹어라”라고 시원하게 한 방 날리더니 지난 2일 방송된 12회 방송에서 또 서율에게 통쾌한 복수를 했다. 김성룡이 경리부를 부활시키고 서율에게 본격적으로 반격을 시작하는 내용이 그려진 가운데 이날의 하이라이트는 경리부와 회계부가 구내식당에서 싸우는 것과 김성룡이 대놓고 서율을 곤란한 상황에 빠뜨리게 하는 장면이었다.
구내식당 싸움은 그야말로 예능에서 보던 몸개그 그 이상이었다. 경리부와 회계부 싸움의 시작은 경리부 희진(류혜린 분)이 회계부 여직원에게 “입술은 삐라루끄처럼 생긴 게”라고 외치면서였다.
구내식당에서 경리부와 회계부가 서로 다른 테이블에서 식사를 했는데 두 부서의 사이가 좋지 않은 만큼 밥을 먹으면서도 신경전이 벌어졌다. 회계부 부장이 경리부에게 빈정거렸고 희진이 한 마디 하자 “어디서 어른들 이야기 하는데 끼어드냐? 사원 주제에”라고 희진의 자존심을 건드렸다.
이후 희진과 회계부 직원의 유치하지만 재치 넘치는 말싸움이 시작됐다. 희진은 회계부 직원에게 “이 월요일 아침 같은 계집애야”라고 했고 회계부 직원은 “비누곽 같은 계집애가”라고 소리쳤고 회계부 부장이 “세상에서 제일 짧은 다리가 비누곽 다리”라고 얄밉게 거들었다.
두 사람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팔십년대 중후반 미용실 헤어모델 사진처럼 생긴 주제에”, “아마존에 이주 갔다 온 피부를 하고선”이라고 하는 등 시청자들이 생각지 못한 표현들로 서로를 놀리는 게 웃음을 자아냈다. 그리고 희진이 “입술은 삐라루끄처럼 생긴 게”라는 말로 정점을 찍었다. 독특하게 생긴 물고기 삐라루끄처럼 생겼다고 한 것.
회계부 직원이 삐라루끄를 검색해 보고는 요구르트를 던졌고 이어 회계부와 경리부가 음식을 던지며 싸움을 시작했다. 두 부서는 마치 전쟁터에서 싸우듯 수류탄을 던지는 것처럼 음식을 던지는 등 코믹한 싸움에 시청자들이 폭소했다.
이뿐 아니라 방송 말미 김성룡은 서율이 편의점 점장을 모아 간담회를 진행할 예정이었는데 이를 방해하려고 편의점 점장들에게 서율이 치질에 걸렸다고 거짓말을 해 돌려보냈다. 이에 화가 난 서율에 “치질 걸렸다고 뻥쳐서 돌려보냈다”고 해맑게 얘기하며 서율을 놀렸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나 새로운 목표가 생겼다. 이사님 망하게 하는 거. 내가 이사님 앞길 제대로 막아드릴게”라고 한 마디, 시청자들에게 웃음과 시원함을 동시에 선사했다.
구내식당 싸움부터 치질 걸렸다고 거짓말한 것까지, 예능보다 더 웃긴 재미가 있는 ‘김과장’. 매회 자체최고시청률을 기록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었다. /kangsj@osen.co.kr
[사진] KBS 2TV ‘김과장’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