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톡톡] 얼굴근육도 연기한 맥어보이, '23아이' 흥행 이끈 힘
OSEN 이소담 기자
발행 2017.02.26 09: 30

 분명 복병이다. 할리우드 배우 제임스 맥어보이가 특유의 로맨틱한 면모를 지우고 섬뜩한 살인마로 돌아온 가운데, 제대로 국내 관객을 사로잡고 있다.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는 영화 ‘23 아이덴티티’의 이야기다.
‘23 아이덴티티’는 23개의 인격을 가진 ‘케빈’이 소녀들을 납치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그곳에서 소녀들은 케빈이 아닌 여러 인격을 만나면서 충격적인 진실을 마주한다. 특히 케이시(안야 테일러 조이 분)는 인격들을 설득해 도망치려고 하지만, 그럴수록 감춰져 있던 24번째 인격 ‘몬스터’를 자극하게 된다.
무엇보다 영화를 끝까지 이끄는 힘은 스토리보다 배우들의 열연에 더욱 비중이 쏠린다. ‘비커밍 제인’(2007), ‘어톤먼트’(2008), ‘페넬로피’(2008) 등을 통해 영국 대표 훈남 배우이자 국내 여성들의 마음까지 사로잡은 로맨스남의 대명사로 떠오른 바.

이후 다수의 액션 영화로 찾아왔지만 여전히 그의 멜로 분위기는 화면을 압도해왔다. 그런 그가 완벽하게 사랑에 빠지는 것을 차단한다. 우스갯소리로 “‘23 아이덴티티’ 속에서 맥어보이의 옷차림이나 헤어스타일은 살인마가 그의 ‘리즈’ 시절처럼 제대로 차려입고 있었다면 어떻게 됐을까”라는 반응이 관객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는 바. 비주얼적인 측면에 신경 쓴 것 외에도 섬뜩한 연기력이 긴장감을 자아낸다.
옷차림을 제외하고는 모든 인격의 얼굴은 동일하다. 그러나 다르게 보인다. 그 이유는 맥어보이의 얼굴 근육까지 연기하는 미친 연기력 덕분이다. 가장 예민하고 이성적인 ‘데니스’를 연기할 때면 자연스럽게 미간을 찌푸리고, 여성 ‘패트리샤’를 연기할 때는 금방이라도 ‘오, 디얼(Oh, dear)’라고 말할 것 같이 특유의 찡긋하는 표정을 짓고, 9살 소년 ‘헤드윅’을 연기할 때는 혀가 자동으로 짧아지고 시선처리까지 아이 같다. 이러다보니 23개의 인격을 모두 보지 못한 것이 아쉬울 정도다.
로맨틱하지 않은 맥어보이를 본다는 것만으로도 이 영화를 보는 이유는 충분하다. 이에 힘입어 영화는 지난 22일 개봉한 이후 4일째 박스오피스 1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누적관객수 70만 관객(영진위)을 돌파했다. / besodam@osen.co.kr
[사진] '23 아이덴티티'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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