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시하지 말라는 포효였다.
kt는 24일 LG와 창원 원정 경기서 극적인 77-76의 승리를 거뒀다. 2연패를 끊은 kt는 13승(30패)째를 거뒀지만 꼴찌를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나 6위 싸움을 벌이던 LG는 3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승리의 일등공신은 바로 김영환. 올 시즌 가장 주목 받았던 트레이드서 철저히 외면됐던 김영환은 위닝 버저비터를 작렬, 얼마전까지 자신을 응원해주던 팬들에게 아픔을 안겼다.
지난 1월 31일 kt와 LG는 주장을 맞바꿨다. kt는 10년 동안 프랜차이즈 스타로 활약한 조성민을 LG로 보냈고 김영환을 데려왔다. 그리고 내년 신인 드래프트 2라운드 지명권과 1라운드 지명권도 교환했다.
모든 관심은 조성민에게 집중됐다. 팀의 주장이자 정신적 지주였던 조성민을 트레이드 하면서 비난 여론이 거셌다. '조선의 슈터'라고 불리던 조성민은 단순히 경기력으로 평가 받는 것이 아니었다.
반면 조성민의 트레이드 대상자인 김영환에 대해서는 크게 주목하지 않았다. 2007년 kt에서 프로에 데뷔한 김영환은 2012년 LG로 옮겼다가 kt로 돌아가게 됐다. 김영환은 LG에서 주장으로 선임되는 등 리더십을 인정 받았다.
하지만 모든 관심은 조성민에게만 집중됐다. LG는 조성민 영입 후 연승을 달렸다.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을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LG에게 조성민은 굉장히 큰 존재였다. 하지만 김종규가 부상으로 선수단에서 빠지며 조성민 효과도 줄었다.
특히 이날 경기는 연패에 빠진 뒤 벌이는 경기였기 때문에 둘의 대결에 관심이 모였다.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조성민이 어떤 결과를 얻을지에 대해서 관심이 높았다.
조성민은 이날 3점슛 1개 포함 10점을 기록했다. 기대 이상의 성적은 아니었다. 조성민은 LG로 이적 후 8경기 평균 31분 28초 출전해 11.5점 2.0리바운드 3.5어시스트를 기록했다.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김영환은 부진했다. 이날 3점슛 7개를 시도해 2개를 성공 시켰다. 리바운드는 8개를 기록했고 어시스트는 10개를 배달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김영환의 공격력이었다.
김영환은 3쿼터까지 단 한 점도 뽑아내지 못했다. 6개의 3점슛을 시도했지만 모두 림을 외면했다. 따라서 조바심이 날 수밖에 없었다.
4쿼터서 김영환은 3점포를 터트리며 팀의 추격에 힘을 보탰다. 궃은 일을 마다하지 않던 김영환이 터트린 득점포였다.
먼저 승기를 잡은 팀은 LG였다. 74-74로 동점인 가운데 조성민이 드리블로 시간을 보낸 뒤 김시래가 점퍼를 성공, LG가 승리하는 것으로 보였다. 남은 시간은 2.4초였다. 하프라인에서 공격을 시도한 kt는 이재도가 김영환에게 볼을 건넸다. 김영환은 LG 메이스와 기승호의 수비를 뚫고 훅슛을 시도했다. 그의 슛은 백보드를 맞고 그대로 림을 통과했다. kt의 승리였다.
버저비터를 성공시킨 뒤 김영환은 반대편 골대로 달려가 림에 매달렸다. 얼마전까지 자신을 응원하던 팬들에게 비수를 꽂았다. 또 주목받던 트레이드서 자신도 무시할 수 없는 선수라는 것을 증명하는 것처럼 보였다. /10bird@osen.co.kr
[사진] KBL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