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김과장' 남궁민의 각성이 남다르게 다가오는 이유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7.02.24 06: 40

남을 속여 삥땅을 치며 이기적으로 살아온 ‘김과장’이 우연치 않게 죽은 이 과장의 부인을 교통사고로부터 구하면서 달라지기 시작했다. 그의 뜨거운 의로움은 아주 은근하고 지속적으로 달아올라 주변 사람들도 하나 둘 들끓게 했다.
23일 방송된 KBS2 수목드라마 ‘김과장’(극본 박재범, 연출 이재훈)에서 TQ택배 임원들의 비리를 캐내던 김성룡(남궁민 분) 과장과 윤하경(남상미 분) 대리는 다시 한 번 절망을 맛보게 됐다.
사측의 죄를 입증할 증인을 찾았으나 이미 돈으로 매수당하거나 약점을 잡혀 결국에는 거짓증언을 했기 때문이다. 그간의 노력이 모두 물거품으로 돌아간 순간이었다. 이로써 TQ그룹 내 경리부는 해체될 위기에 놓였다.

성룡과 하경, 추남호(김원해 분) 경리부장을 중심으로 경리 부서원들이 TQ택배의 비리를 파헤치며 한방을 가할 준비를 시작했다. 서율(준호 분) 이사에게 “회생안이 실패할 경우 경리부가 해체된다”는 소식을 들은 경리부원들은 선뜻 회생안 프로젝트에 나서지 못 했으나 남호의 설득에 진실 규명을 위한 회생안 프로젝트에 박차를 가했다.
하경과 성룡은 TQ택배 측에서 폭리를 취한 것을 지적했고, 거래처 사장은 “자기네들이 받아먹은 돈이 얼만데”라며 그룹 내 로비가 있었음을 확인했다. 회생안 프로젝트의 핵심은 부당하게 정리해고 된 사원들을 구제하는 것, 또 어느 임원이 리베이트를 받았냐는 점이다. 사측은 3년 동안 약 120억 원 가량의 리베이트를 진행해왔다.
김과장과 윤대리가 퇴사당한 전 TQ택배 직원들의 증언을 확보하면서 성공적 회생안을 만드는 데 한걸음 다가갈 수 있었다. 하지만 미리 서 이사의 협박에 넘어간 이들은 거짓 증언을 하며 회생안이 성공하지 못 하게 만들었다. 서 이사는 경리부의 해체가 다가왔음을 온몸으로 기뻐했다.
‘김과장’은 학연, 지연, 혈연으로 똘똘 뭉친 한국의 대기업 사회와 그런 행태에 대해 동조하고 침묵하는 세력을 고발하고 있다. 빈틈 하나 찾을 수 없는 철옹성처럼, 대기업 경영자들이 사익을 추구하고 이에 직원들은 공허하게 부서지는 이 사회의 생리를 보여준다.
드라마 ‘김과장’의 장점은 이런 소재를 다룸에 있어서 극명한 선악의 이분법으로 단순하게 그리기 쉬운 유혹에 넘어가지 않았다는 것이다. 나쁘게 살던 김성룡 과장이 우연한 계기로 정의의 중심에 서게 되는 것처럼, 반대로 부지 불식하게 넘어갔던 과거가 공격받기도 한다.
‘김과장’은 비리가 넘쳐나는 세상에서도 결국 정의가 승리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그래서 무책임하던 김성룡의 각성이 한층 남다르게 다가오는 것이다./ purplish@osen.co.kr
[사진] ‘김과장’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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