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배송업체 UPS가 시연해 보인 드론을 이용한 배송은 많은 것을 장점과 우려를 시사했다.
21일(현지시각) 테크크런치 등 IT전문 매체들은 미국 플로리다주 리티아의 한 시골에서 실시한 UPS의 무인 드론 배송 시스템 시연 소식을 일제히 전했다.
밴의 탑이 슬라이드식으로 열리면 숨어 있던 드론이 나타난다. 8개의 날개가 작동하는 호스플라이(HorseFly)라는 이름의 이 드론은 잠금장치가 풀리면 곧장 목적지로 날아간다. 앞서 택배기사는 탑 아래 구멍을 통해 드론에 배송품을 탑재하고 배송 주소를 입력해둔다. 밴으로 돌아온 드론은 다음 비행까지 충전을 하게 된다.
마크 월러스 UPS 글로벌 엔지니어링 및 유지 수석부사장에 따르면 이 드론 배송 시스템은 시골에서만 가능하다. UPS의 이 배송시스템은 드론이 물건을 배송하는 동안 택배기사는 다음 배송지로 움직일 수 있다는 점에서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다. 드론 배송품의 무게는 10파운드(약 4.5kg)까지 가능하다.
UPS는 택배기사 당 운전 거리를 1년에 1마일씩 줄이면 최대 5000만 달러까지 절약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UPS는 농촌 지역 배송이 시간과 차량 비용 측면에서 가장 많은 비용이 든다고 밝혔다. UPS의 드론 배송 시연은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해 9월 매사추세츠주 대서양 연안의 비벌리섬에 첫 모의 드론 배송 시연을 성공적으로 마친 바 있다.
그러나 우려될 만한 모습도 드러났다.
기자단은 UPS측에 다시 한 번 시연을 요청했다. 그런데 이번엔 드론이 제대로 날지 못한 채 밴 탑 위에서 한쪽으로 기울어졌다. 그 사이 열렸던 슬라이드 덮개가 닫히면서 드론 일부가 파손될 뻔 했다. 이후 재시연은 성공적으로 끝났다.
이에 UPS측은 일종의 간섭이 있었다고 이유를 밝혔다. 방송기자들의 카메라 등에서 나온 신호 문제로 추측되고 있다. 이에 UPS측은 한 번도 그런 일이 없었다고 전했다.
일부 외신들은 이런 부분에 대해 기존에 없던 전파 간섭이 드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시골에서는 문제가 없을 수 있지만 도시 공공장소에서의 비행은 자칫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광활한 시골과 달리 촘촘하게 건물이 서 있는 도시에서는 드론 배송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뜻이다.
미국연방통신위원회(FCC)는 아직 드론에 대한 규제를 완전히 풀지 않은 상태다. 드론을 이용하려는 업체들이 점점 늘어날수록 이런 우려스런 상황이 늘어날 수 있는 만큼 FCC의 규제는 더욱 까다로워질 수 밖에 없다. 안전이 확인되지 않으면 드론 배송의 실현은 점점 더 멀어질 수 있다.
앞서 아마존은 규제가 덜한 영국에서 드론 배송에 성공했다. 반면 UPS는 좀더 규제가 현실적인 미국에서 시연한 것이다. /letmeout@osen.co.kr
[사진] UPS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