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프 라이브] 윤희상 "진짜 재기 시즌, 4년만에 풀타임 선발"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17.02.22 06: 10

 SK는 토종 에이스 김광현이 지난 1월 팔꿈치 수술을 받으면서 올 시즌 전력에서 제외됐다. 외국인 투수 켈리와 다이아몬드가 1~2선발로 뛴다면, 3선발 이후 로테이션은 토종 선수들이 책임져야 한다.
선두주자는 윤희상(32)이 꼽힌다. 윤희상은 지난해 9승을 거두며 2012년 개인 최다승(10승)에 근접하는 승수를 기록했다. 무엇보다 2014년 타구에 맞아 손가락이 부러졌던 부상 후유증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미국 플로리다 베로비치의 히스토릭 다저타운에서 만난 윤희상은 "김광현 공백에 대한 부담은 딱히 없다. 광현이가 빠진 자리에는 누군가 기회를 잡을 것"이라며 "선발 순서에 상관없이 풀타임으로 시즌을 치르고 싶다. 올해 정말 재기 시즌을 만들어 아픈 투수라는 이미지를 벗어나고 싶다"고 말했다.

-캠프를 치르면서 컨디션, 몸 상태는 어떤가.
"무난하게 잘 가고 있다. 22일 청백전 때 처음 던진다."
-지난해 4~5월 2군에 내려갔다 왔으나 6월 이후 제대로 로테이션을 소화했고 9승을 거뒀다. 100점 만점에 점수를 준다면 몇 점인가.
"생각해보지 않았는데, 한 70-80점 정도 되지 않을까."
-부족한 점수는 어떤 점에서.
"그 이전해 몸이 조금 안 좋아서, 나름 점수를 많이 준 거다. (9승을 올렸지만) 성적에서 부족했고, (두 달 2군에 내려가는 바람에) 풀타임으로 못 뛴 부분도 아쉽다."
-그래도 2012년 10승 이후 지난 해가 가장 좋은 시즌 아니었나.
"음, 그런 시즌은 아닌 것 같다. 개인적으로 승수는 8승이었지만 2013년이 가장 좋았다. 야구에 욕심이 생길 때 다쳐서 아쉬웠다. 그런 일을 겪고 나니 역시 욕심을 내면 안 되는구나 생각되더라.
작년에 욕심은 크지는 않았는데, 재기하고 싶었다. 2군에 있을 때도 선발로 던지고(아프지는 않아서) 1년 내내 던졌다는 것에는 만족한다. 하지만 성적에서 잘 했다고 만족하기는 어렵다."
-결국 2014년 다친 것이 긴 시간 동안 큰 영향을 끼쳤다. 
"그때 타구에 손을 맞아 손가락 뼈가 부러진 것이 가장 컸다. 기브스 하고 수술하고 한 시즌을 날렸다. 2015년을 앞두고 겨울에 재활을 열심히 하고 잘 준비했다고 생각했는데. 손가락 상태가 완벽하게 회복되지 않았다.
손가락이 안 좋아서, 팔꿈치, 어깨까지 조금씩 영향을 미치더라. 손가락 때문에 손에 악력도 떨어지고, 힘이 제대로 실리지 못하면서 팔꿈치, 어깨로도 무리가 왔다."
-손에 대한 걱정, 염려가 컸던 건가.
"지금 오른손 새끼 손가락 길이가 왼손과 비교하면 짧아졌다. 일상 생활에서 오른 손으로 짚는다거나 꺾는 것이 완벽하게는 안 된다. 2015년에는 어떻게 하면 안 아프게 던질까 하는 고민을 많이 했다. 선발 후 다음 로테이션까지 쉴 때는 선발을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안 아플까에 골몰했다. 주사도 많이 맞았다."
-지금은 완벽하게 회복됐는지. 몸 상태는.
"이제 공 던지는 데 지장이 없다. 심리적으로도 괜찮아진 것 같다.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지금은 못 던지면 실력이 그런 거다."
-그렇다면 올해 진짜 재기 시즌을 만들고 싶은 욕심이 있는 건가.
"그런 셈이다. 아직 잘 던지는 투수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지난 2년 동안 아픈 선수로 각인이 되는 것 같아 좀 그랬다."
-진짜 재기에 성공했다라는 기준으로 어떤 것을 생각하는지.
"성적을 구체적으로 잡은 것은 없다. 첫 경기부터 시즌 끝까지 로테이션을 지키면 내가 만족하는 일이 생기지 않을까 싶다. 로테이션을 한 번도 빠지지 않고 돈다는 것이 쉽지 않다. 힘든 일이다. 한 시즌을 하면 좋을 때 있고, 안 좋을 때 있기 마련이다. 항상 경기에 나갈 몸 상태를 만들어 4년 만에 풀타임을 뛰고 싶다. 그러면 팀에도 보탬이 되지 않을까."
-올해 김광현 공백을 메워야 할 토종 선발의 제일 앞자리 아닐까. 3선발로서 잘 해야 팀도 잘 될 것 같다.
"딱히 부담은 별로 없다. 광현이가 빠지면서 다른 누군가가 기회를 잡을 수 있다. 광현이가 빠져서 내가 뭘 해야겠다는 생각은 없고, 선발 로테이션 안에서 제대로 뛰고, 내 맡은 역할을 하는 것을 준비하자 이런 생각이다. 내가 뭘 하겠다고 해도 마음대로 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
-어떻게 보면 올해가 터닝포인트로 중요한 시즌일 것 같다.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돼 풀타임을 뛰는 첫 시즌이 될 거 같은데.
"음, 몸이 무조건 안 아프다고 보장할 수는 없으니. 긴장 속에서 (한 시즌을 준비하는) 몸을 만드는 과정이다. 기계처럼 마음껏 쓰면 좋겠지만, 우리 몸이 그런 것은 아니니까. 우여 곡절을 많이 겪다 보니깐, 항상 조심스럽다."
-캠프가 20일 정도 지났다. 힐만 신임 감독은 어떤가. 이야기할 때 느낌은.
"아직 개인 면담은 하지 않은 상태다. 웃음. 밝음의 이미지. 하지만 그 뒤에 냉정함이 있지 않을까 싶다. 리더로서 믿음직하다. 자꾸 사람을 묘하게 이끌리게 한다. 아우라 같은 게 있다."
/orange@osen.co.kr [사진] 베로비치=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