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톡톡] 아모개가 사느냐 죽느냐, ‘역적’의 문제로다
OSEN 유지혜 기자
발행 2017.02.21 13: 28

MBC 월화드라마 ‘역적: 백성을 훔친 도적’(이하 역적)이 아모개(김상중 분)와 길동(윤균상 분)의 자연스러운 세대교체로 고심을 하고 있다.
지난 20일 오후 방송된 ‘역적’에서는 길동이 동생을 구하려다 기억을 잃고 장녹수(이하늬 분)를 만나 사랑에 빠지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아모개는 생사를 알 수 없게 됐고, 길동은 실종된 여동생을 찾다가 기억을 잃었다. 장녹수는 그런 길동을 보살폈고, 길동은 장녹수의 굴곡진 인생을 듣고 그를 위로하며 사랑에 빠졌다. 그러다 길동은 동생의 존재를 자신이 잊었단 사실을 깨닫고 충격에 빠졌다.

마지막 장면에서는 죽은 줄 알았던 아모개가 살아있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반전을 줬다. 시청자들은 아모개의 생사에 마음을 졸이고 있다가 강렬한 눈빛으로 살아있음을 알리는 아모개의 모습에 가슴을 쓸어 내렸다.
반전에 대한 열광적 반응은 ‘역적’에게도 좋은 징조였다. 그만큼 시청자들이 ‘역적’의 서사에 빠져들고 있다는 것이고, 이는 고정 시청층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신호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모개에 푹 빠진 듯한 시청자의 반응에 ‘역적’은 마냥 웃을 수만은 없을 터. 언젠가는 아모개와 길동의 세대교체가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다.
앞서 ‘역적’의 제작진은 현재 아모개와 길동의 세대교체를 고심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제작진은 “길동의 아버지는 성인 길동이의 등장과 더불어 서서히 바통 터치를 하게 될 예정이다. 그 시점을 놓고 자연스럽게 성인 길동이 연착륙 할 수 있는 개연성을 만들어 가고 있다. 아모개의 자연스러우면서도 강렬한 퇴장을 어떻게 표현 할지 작가와 연출자는 물론 제작진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고민 중이다”라고 전했다.
그렇다고 길동을 맡은 윤균상의 연기가 부족하다는 뜻은 아니다. 윤균상은 충분히 자신의 몫을 해나가고 있다. 힘을 잃은 길동에서 위기에 처했을 때 힘을 각성, 후에는 마음가짐도 굳건하게 되는 길동으로 변모하기 위한 과정을 세심하게 그려내고 있다. 길동의 성장담과도 같은 ‘역적’을 위해 그는 차근차근 서사를 쌓아 올리고 있다.
하지만 아모개를 연기한 김상중의 힘이 아모개의 퇴장으로 제작진을 고민하게 만들 만큼 컸다. ‘역적’의 초반을 맡아 끌어가는 김상중은 짧은 시간 안에 소시민에서 리더로 성장하는 아모개의 변화 과정을 굵게 표현해냈다. 작은 표정 하나로도 감정을 그려내는 김상중의 연기는 드라마의 무게를 완성했다.
그렇기에 시청자는 김상중으로부터 받은 임팩트를 쉽게 잊지 못하는 것. 김상중에서 윤균상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진통이 있을 수밖에 없는, 예견된 딜레마였다. 이 딜레마를 극복하려면 김상중의 연기에서 ‘역적’ 드라마 자체가 가진 매력으로 자연스레 시청자의 시선이 돌아가도록 만드는 탄탄한 서사가 필요하다.
과연 ‘역적’은 아모개의 퇴장으로 겪는 딜레마를 잘 극복하고 시청층을 이끌어갈 수 있을까. 그 귀추가 주목된다. / yjh0304@osen.co.kr
[사진] MBC ‘역적’ 홈페이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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