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루시드드림' 고수 "굳이 '인셉션'과 비교를 해야 하나요?"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7.02.19 09: 14

‘루시드 드림’은 직관적으로 와 닿는 제목은 아니다. 하지만 ‘꿈속에 범인이 있다’ ‘기억 추적 SF 스릴러’라고 적힌 포스터를 보면 꿈과 기억을 소재로 한 영화라는 사실을 짐작할 수 있다.
루시드 드림이란 자각몽이다. 꿈을 꾸는 중에 스스로 꿈이라는 사실을 인지하거나 애초에 꿈을 꾸는 사람이 꿈을 컨트롤하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영화 ‘루시드 드림’은 단순히 꿈과 현실을 넘나드는 SF 스릴러가 아니라, 그것을 이용해 잃어버린 아들을 찾으려는 한 아버지의 뜨거운 부성애가 녹아있다.
대기업 비리 고발 전문 기자 대호가 3년 전 계획적으로 납치된 아들을 찾기 위해 자각몽을 통해 과거의 기억으로 돌아가고 그 안에서 범인의 단서를 찾아내는 과정을 그린다. 배우 고수가 대호 역을 맡아 드라마부터 액션까지 한 작품 안에서 다양한 장르를 소화했다.

고수는 최근 서울 삼청동 카페에서 진행된 OSEN과의 인터뷰에서 “아무래도 아이를 키우다 보니까 전보다 아버지 캐릭터를 이해하는 데 더 도움이 된 것 같다”며 “저 역시 루시드 드림을 시도해봤는데 잘 안됐다. 하지만 꿈인지 알면서도 꿈을 꾸는 경험은 해봤다”고 말했다.
대호는 고통 속에 하루하루를 살아가지만 어딘가 아들이 살아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잃지 않으며 무엇이든 시도한다. 그는 자신처럼 혼자서 딸을 키우는 형사 방섭(설경구 분)에게 모든 것을 의지하고, 친구이자 정신과 의사인 소현(강혜정 분)의 도움을 받아 루시드 드림을 체험한다.
일찍이 ‘루시드 드림’은 아버지의 애틋함에 SF를 결합시킨 하이브리드 장르이기 때문에 꿈을 통해 남의 생각을 읽어내고 심어주는 미국 영화 ‘인셉션’과 비교 아닌 비교를 당했다. 앞서 연출을 맡은 김준성 감독은 언론시사회에서 “‘인셉션’과 분명히 다른 지점이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교를 피할 생각도 없고 자각몽에 대한 비슷한 장면을 구현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영화를 보는 관객들은 분명 다르다고 느낄 것이라고. “‘인셉션’이 루시드 드림이라는 소재를 먼저 선점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고수도 “‘인셉션’과 굳이 비교를 해야 하나? 제작비부터 큰 차이가 있다. 저는 그 영화를 어렵게 봤다”며 “우리 영화가 어려운 소재를 아주 쉽게 표현한 게 아닌가 싶다. 작은 예산으로도 잘 만들어졌다”고 ‘인셉션’과의 비교에 명확한 의견을 표명했다.
그러면서 고수는 “주어진 범위 안에서 김준성 감독님의 아이디어와 루시드 드림이라는 소재를 가지고 알뜰하게 잘 찍었다”고 말했다. (인터뷰②에서 이어집니다)/ purplish@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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