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고등래퍼', 10대들의 허세와 스웨그 사이
OSEN 박소영 기자
발행 2017.02.18 13: 55

"걔넨 경쟁자가 아니에요"
우리가 힙합 서바이벌에 열광하는 이유. 자신감 200%를 품고서 상대를 향한 거침없는 '디스'를 보는 재미다. 엠넷 '쇼미더머니'에선 "댓츠 노노" 유행어가 나왔고 '언프리티랩스타'에선 제시가 내뱉은 "잘 들어 난쟁아"가 히트했다. 
'힙합' 하면 대표적으로 떠오르는 표현 중에 '스웨그'가 있다. 힙합 뮤지션이 잘난 척을 하거나 으스댈 때를 가리키는 신조어로 래퍼라면 응당 '스웨그'를 품어야 한다. 하지만 이게 밉보이면 '허세'로 비난 받을 수 있다. 

10대들의 힙합 서바이벌 '고등래퍼'에서도 '허세'와 '스웨그' 사이 아슬아슬하게 줄타기 하는 출연자들이 보인다. '허세'쪽에 더 가까운 참가자들은 방송 직후 누리꾼들의 비난 폭탄을 맞기 일쑤다. 
17일 방송된 2회에서도 화제의 출연자들이 대거 돋보였다. 이미 정식 래퍼로 데뷔했지만 아빠의 꼬리표를 달고 있는 김동현은 부담감 속에서 경인 서부 지역대표 선발전을 통과했다. 서울 강서 지역에선 NCT 마크가 아이돌 편견을 딛고 무사히 대표로 선발됐다. 
눈길을 끄는 건 강서 지역의 양홍원이었다. 이미 young b라는 랩네임으로 유명한 그는 안정적인 랩 실력으로 당당히 지역 1등을 차지했다. "다들 제가 최고라는데 그건 증명되지 않은 사실이다. 이걸 증명하러 나왔다"고 말한 그는 '허세'가 아니었다. 
반면 경인 동부 지역에는 막강한 실력파들이 즐비했는데 심사위원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은 건 딕키즈 크루 소속의 이수린과 윤병호였다. 둘은 본인들이 1위를 다툴 거라며 나머지 참가자들에 대한 비교를 거부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이 열리니 의외의 숨은 실력자들이 많았다. 감성적인 음악으로 무대를 채운 최하민이 지역 1위를 따냈고 초반부터 압도적인 포스를 뿜어낸 김강우가 2위에 안착했다. 윤병호와 이수린은 각각 3위와 5위를 차지했다. 
"무조건 우승하러 나왔다"는 윤병호와 "양홍원을 부수러 왔다. 우리가 1등이 아니라면 여러분 청각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자신했던 이수린은 방송 직후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이들이 특별히 잘못한 건 없지만 "허세스러운 말이 아닌 실력으로 입증하라"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는 것. 
최고점인 283점을 받고 "이 정도 하려고 지원했다"고 밝힌 양홍원과 사뭇 다른 반응이다. '허세'와 '스웨그'를 구분 짓는 정확한 기준은 없지만 서로 다른 기류 속 맞붙게 된 그들이다. 이제 다음 경연에서 누가 '허세'고 누가 '진정한 스웨그'인지 다시 한번 갈리게 되지 않을까? /comet568@osen.co.kr
[사진] '쇼미더머니', '고등래퍼'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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