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보다 무섭고 소름 끼친다. 말 그대로다. ‘어떻게 이럴 수 있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잔인하고 악랄하다. 배우 엄기준이 그야말로 ‘美(미)친 연기력’으로 ‘미쳤다’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의 무서운 캐릭터를 보여주고 있다.
엄기준은 SBS 월화드라마 ‘피고인’에서 매회 시청자들을 섬뜩하게 하는 연기를 펼치고 있다. 극 중 엄기준이 맡은 역할은 차민호, 차선호로 1인 2역인데 차민호가 차선호를 죽이면서 지금은 사이코패스 차민호만 남은 상황이다.
차선호가 죽기 전까지 차민호는 그저 망나니에 사람을 죽이고도 아무렇지도 않아 하는, 누가 봐도 괴물 같은 사이코패스였다. 그런데 차민호가 차선호를 죽이고 난 후 선한 차선호 연기까지 하는 차민호의 이중적인 면은 시청자들을 더욱 소름끼치게 하고 있다.
차선호처럼 보이기 위해 사람 좋은 미소와 눈빛을 하고 매너 있는 모습을 보이다가도 자신의 본모습으로 돌아왔을 때는 이런 사이코패스가 없다. 사람을 때리고 망가뜨리고 죽이고 그에 대한 처벌은 전혀 받지 않는 극악무도한 인간이다.
지난 14일 방송에서도 차민호의 만행은 시청자들을 분노케 했다. 차선호의 내연녀가 등장했는데 차민호는 내연녀의 존재를 몰랐던 상황.
부분 기억상실증으로 상황을 모면하긴 했지만 자신을 의심하는 내연녀를 안심시키기 위해 기억이 난 것처럼 행동하고 차선호와 내연녀가 갔던 별장에 갔다. 하지만 여전히 내연녀가 의심하고 시험하자 분노한 차민호는 결국 차선호의 내연녀를 죽였다.
아무런 망설임 없이 둔탁한 물건으로 내연녀의 머리를 내려쳐 죽게 하고는 다른 사람을 시켜 처리하라고 하고는 내연녀를 내리치고 피가 뭍은 물건을 가지고 맨발로 눈 위를 걷는 모습은 소름끼치기까지 했다.
사람들 앞에서는 젠틀한 차선호, 내연녀를 죽일 때는 섬뜩한 눈빛을 하고 있는 차민호. 엄기준이 극과 극인 사이코패스 차민호와 차선호를 연기하는 차민호를 자연스럽게 소화하며 차민호의 극악무도함을 섬세하게 표현해 귀신보다 무서운 차민호를 보여주고 있다.
거기다 이날 방송에서는 나연희(엄현경 분)를 대신해 뺑소니 운전자가 돼 조사를 받았는데, 다른 때 같으면 쉽게 풀려났겠지만 박정우(지성 분)가 상고를 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직접 박정우를 처리하기 위해 교도소까지 들어간 건 놀라웠다.
이뿐 아니라 독방이 아라 박정우가 있는 방에 들어가겠다고 결정까지, 이런 사이코패스가 없었다. 시청자들로 기가 막히게 하는 차민호. 도대체 얼마나 더 악랄해질까. /kangsj@osen.co.kr
[사진] SBS ‘피고인’ 화면 캡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