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재균이 미국으로 진출하면서 롯데는 3루수 자리에 구멍이 났다. 내야수들에게는 새로운 기회가 생겼다.
지난해 유격수 주전으로 시즌을 시작했다가 불의의 부상으로 기회를 놓친 오승택(26)은 미국 애리조나 피오리아 캠프에서 3루수 경쟁을 하고 있다. 롯데 내야는 복귀한 이대호가 1루, 외국인 타자 번즈가 2루를 맡고, 유격수 자리에는 신본기가 가장 앞서 있다.
황재균이 떠난 3루 자리에만 오승택을 비롯해 정훈, 김대륙, 김상호 등이 기회를 엿보고 있다. 조원우 감독은 "문규현도 3루가 된다"고 숫자를 더했다.
2015년 122경기에 나서 타율 0.275 8홈런 43타점으로 기대를 모은 오승택은 지난해 부상으로 42경기 타율 0.260 3홈런 7타점에 그쳤다. 오승택은 "지난해 온 유격수 자리를 부상으로 잡지 못해 아쉽다. 지난 일은 잊고 3루에서 준비를 잘 한다면 좋은 결과 있으리라 믿는다"고 각오를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캠프가 보름 가까이 지났다. 어떤가.
"나름 캠프를 여러 번 왔는데 제일 몸 상태가 괜찮은 거 같다. 겨울에 몸을 잘 만들었고, 많은 준비를 하고 와서 컨디션이 좋은 거 같다."
-내야에서 주포지션은 어디였나.
"초,중,고 경찰청에서 뛸 때까지 유격수를 주로 봤다. 그러나 내야가 어디가 어렵고 어디가 쉽고 그런 것은 없다. 야구하면서 유격수 외에 2루, 3루도 다 해봐서 괜찮다. 감독님이나 밖에서 평가하는 것을 받아들이고, 내가 주력할 길을 찾아야 하기에 포지션에는 연연하지 않는다."
-포지션 중 황재균이 빠진 3루 자리가 최대 경쟁지 같다. 3루 경쟁 어떤가.
"2014년부터 나에게 경쟁은 항상 따라다니는 것이다. 번즈가 2루로 거의 뛸 거 같아 3루에는 정훈, 김상호, 김대륙 등 많은 선수들이 연습하고 있다.
경쟁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가장 컨디션이 좋고 시범경기를 치르며 제일 잘 하는 선수가 나갈 거라 생각한다. 내 할 것을 준비 잘하면 기회를 올 거고, 충분히 좋은 결과 있으리라 믿고 있다."
-3루에서 뛰는 것은 어떤가. 지난해 1루, 2루, 3루, 유격수 모두 뛰기도 했는데.
"2015시즌에는 유격수와 3루수, 1루수로 출장했는데 3루에서는 실책이 하나도 없었다. 자신은 있다."
-최근 조원우 감독에게 혼났다고 들었다.
"자극을 주시더라. 이번에 기회 못 잡으면 좋은 기회를 놓친다. 감독님이 푸시를 많이 하시는 거 같다. 그런데 관심이 없는 사람에게는 그렇게 하지 않는다고 본다. 나를 생각해서 자극하시는 것 같다. 감사하고 감독님 마음을 잘 읽고서 잘 해야겠다."
(조원우 감독은 오승택을 따로 불러 면담 시간을 갖고 내야수 중 수비는 6~7번째라고 질책했다. 더 열심히 하라는 의미였다)
-수비에서 어떤 점을 신경쓰고 있는가.
"수비를 보완해야 한다기 보다 멘탈인 것 같다. 2014년부터 수비 연습은 내가 남들보다 더 받았으면 더 했다. 시즌을 치를수록 깨달은 것이 (훈련을)많이 해서 좋은 게 아니고, 내가 느낌을 확실하게 잡고, 상황 판단을 빨리 하는, 실전에서 잘 해야 한다.
수비가 안 된다고 그거 하나만 파고들어가면 내 장점까지 무너지더라. 핸들링, 송구 등 이런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연습량은 누구보다 많다고 자부한다.
-지난해 유격수로 뛰다가 부상을 당한 것이 두고두고 아쉽겠다.
"아쉽기는 하다. 개막전부터 어떻게 잡은 기회인데, 못 해서 2군에 내려가면 보완하고 실력을 쌓아서 불러줄 기회를 기다릴 수 있다. 하지만 부상 당하면 할 수 있는 게 없더라.
지난 일은 빨리 잊고, 빨리 다음을 생각하는 것이 내 발전에 도움이라 생각한다. 과거를 생각하면 도움되지 않는다. 올해가 정말 좋은 기회라고 본다. 다들 사연이 있고 치열한 경쟁이 될 것이지만, 나도 더 이상 뒤로 물러설 때도 없다."
-이대호가 롯데로 복귀했다. 과거 함께 뛴 경험이 얼마나 있는지, 후배들이 볼 때 어떤 점들이 큰 힘이 되는가.
"2011년에 1군에서 보름 정도 뛰면서 이대호 선배를 봤다. 예전에는 선배들이 조금 무섭다고 한 거 같은데, 지금은 후배를 너무 잘 다독여 주고 실수를 해도 다음에 잘하면 된다는 식으로 격려해주시는 면이 늘었다. 이대호 선배가 있으면서 캠프에서 확실히 분위기가 좋았다."
/orange@osen.co.kr [사진] 피오리아=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