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의 테이블세터는 누가 맡게 될까.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 대표팀은 13일부터 일본 오키나와에서 훈련을 시작했다. 이제 막 시작된 만큼 각자 컨디션을 끌어 올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세부적인 전력 구상도 아직 미지수다. 투수들은 투구수를 점차 늘려야 한다. 야수들 역시 빠른 공에 대처할 수 있는 몸 상태를 만드는 것이 과제다. 최적의 타선도 연습경기를 통해 구성할 예정. 테이블세터 구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2015년 11월에 열린 프리미어12 대회에선 정근우-이용규 테이블세터가 활약했다. 예선 라운드에선 민병헌, 손아섭 등으로 변화가 있었지만 주로 정근우, 이용규가 선봉장에 섰다. 이들은 대표팀의 우승을 이끌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도 금메달의 주역이 됐다. 소속팀에서도 찰떡궁합이었다. 지난해에도 정근우, 이용규는 한화의 테이블세터였다.
하지만 2017 WBC에선 정근우가 무릎 부상 여파로 참가하지 못한다. 대체 선수로 오재원이 발탁됐다. 테이블세터에도 변화가 생길 전망. 김인식 감독은 테이블세터 구성을 두고 “경기를 하면서 정하려고 한다. 아무래도 정근우가 빠져서 이용규가 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이전부터 정근우의 공백에 아쉬움을 표했다. 전날에도 “정근우가 그동안 중요한 상황에서 많이 해줬다. 주루 플레이에서도 좋았다. 대체 선수들이 어느 정도 해주느냐가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결국 2루수 자원인 서건창, 오재원 등에 대한 기대가 클 수밖에 없다. 두 타자 모두 테이블세터에 어울리고 빠른 발도 갖고 있기 때문.
김 감독은 “내야 빈자리도 메워야 한다. 또 민병헌이 앞으로 갈 수 있다. 6번으로 뛸 수도 있다. 여러 가지 생각은 있다”라고 밝혔다. 서건창, 오재원 중 주전으로 뛰는 선수가 2번 타자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민병헌, 손아섭 등 다양한 조합은 가능하다. 어떤 타자가 빠르게 제 컨디션을 찾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유력한 리드오프 후보 이용규 역시 “컨디션이 좋은 타자가 나가야 한다”면서 “테이블세터로 나선다면 (정)근우형 말고 다른 선수들과 하는 건 오랜만이다. 하지만 모두 잘 하는 선수들이 모였으니 잘 할 것이다”라며 믿음을 보였다. 오키나와에서 열리는 연습경기는 최적의 타순을 찾는 시험의 장이 될 것이다. /krsumin@osen.co.kr
[사진] 오키나와=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