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꺼운 선수층' 흥국생명, 잇몸 대결에서 승리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02.14 19: 54

[OSEN=인천, 최익래 인턴기자] 흥국생명의 두꺼운 선수층이 힘을 발휘한 승리였다.
흥국생명은 14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NH농협 V-리그' 여자부 5라운드 현대건설과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1(25-23, 22-25, 26-24, 승리를 거뒀다.
경기 전 만난 흥국생명 박미희 감독은 우려 섞인 목소리로 주전 리베로 한지현의 결장 소식을 전했다. 한지현은 수비 훈련 도중 오른손 검지 미세 골절을 당했다. 정도가 심하지 않고 흥국생명의 다음 경기가 25일에 있어 약 열흘 간의 휴식기가 있다는 점은 빠른 복귀가 예상된다. 그러나 당장 현대건설전에서는 주전 리베로 없이 경기를 치러야 했다. 이에 박미희 감독은 백업 선수 김혜선에게 믿음을 보냈다.

부상 악령은 현대건설도 덮쳤다. 주전 세터 염혜선이 경기 당일 새벽 급성 장염으로 응급실에 실려갔다. 경기 출전은 힘들었다. 현대건설 양철호 감독은 “지난 경기에서도 잘해줬던 이다영을 믿는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가 하나씩 빠진 상황에서 잇몸의 활약이 중요했던 경기. 두 백업 선수 모두 제몫을 다했다. 그러나 팀 승리로 빛을 발한 선수는 김혜선이었다. 1세트 리시브 1개, 디그 5개를 기록한 김혜선은 2세트도 리시브 2개, 디그 6개에 그쳤다. 정확도야 완벽했지만 수비 기여도가 높지 않던 상황. 그의 진가는 3세트에 빛났다.
앞선 세트를 사이 좋게 주고받은 양팀에게 3세트의 중요성은 당연했지만 흥국생명은 19-24로 3세트를 내주기 직전까지 몰렸다. 김세영이 날카로운 서브로 흥국생명을 위협했지만 김혜선이 정확한 리시브로 세트포인트를 지켜냈다. 그리고 이 리시브는 대역전극의 주춧돌이었다. 흥국생명은 이후 19-24로 뒤진 상황에서 연달아 5점을 얻어 세트를 듀스로 끌고 갔다. 기세를 몰아 두 점을 더 보탠 흥국생명은 3세트를 가져갔다.
김혜선은 3세트에만 리시브 6개, 디그 15개를 기록했다. 디그는 올 시즌 자신의 한 시즌 최다 타이기록이며, 리시브는 최다 기록 7개에 하나 부족하다. 이는 김혜선이 3세트, 올 시즌 손에 꼽을 만한 활약을 했다는 의미다.
이다영은 이날 경기 세트 성공률 35.2%를 기록했다. 이다영의 시즌 세트 성공률은 36.5%. 갑작스러운 선발출장에도 평균에 가까운 활약으로 제몫을 다한 셈이다. 경기 후 양철호 감독 역시 “(이)다영이는 좋은 모습이었다. (염)혜선의 공백을 잘 메꿨다”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흥국생명은 이날 승리로 2위 IBK기업은행과 승점 차를 4점으로 벌렸다. 흥국생명의 1위 독주는 베스트6만의 공이 아님을 또 한 번 증명했다. /ing@osen.co.kr
[사진]김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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