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톡톡] '프리즌' 한석규, 잭 니콜슨 은퇴 언급한 까닭
OSEN 이소담 기자
발행 2017.02.14 18: 10

 배우 한석규는 대한민국 국민이 사랑하는 배우다. 동시대에 그의 연기를 보며 세월을 보내고 있다는 점만으로도 고마운 ‘국민배우’. 스크린에서 또 브라운관에서 벌써 20년이 훌쩍 넘은 시간동안 수많은 작품을 통해 그를 만나왔다.
최근 종영한 SBS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가 30%(닐슨코리아 전국기준)에 가까운 시청률을 기록한 것은 한석규에 대한 시청자들의 지지도 한몫했으며, 작품 속 캐릭터인 김사부는 그런 믿음을 저버리지 않았던 놀랍도록 멋진 캐릭터였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악역에 도전한다. 한석규는 14일 오전 서울시 강남구 신사동 CGV 압구정에서 진행된 영화 ‘프리즌’(감독 나현) 제작보고회에 감독과 후배 배우들과 함께 참석해 영화에 관한 에피소드를 털어놨다.

‘프리즌’은 교도소 죄수들이 밤이 되면 문밖으로 나와 완전범죄를 실행한다는 본 적 없는 설정으로 발상의 전환을 보여준다. 죄수들 중에서도 제왕으로 군림한 자는 바로 익호. 한석규가 연기하는 캐릭터다. 전작인 드라마에서 보여줬던 의로운 사부가 아닌 범죄자들의 수장으로서 한석규의 서늘함을 발견할 수 있다는 점은 영화를 기다리게 되는 이유가 되기 충분하다.
그런 그에게도 익호 캐릭터에 도전하는 것은 두려운 일이었다고. 제작보고회 내내 한석규를 향해 “그 한석규가”라는 표현이 이어졌는데, 얼마나 관객들이 ‘한석규’라는 이름 하나에 믿음을 보내는지를 나타내는 표현이었다. 되레 한석규는 ‘연기신’, ‘그 한석규’라는 말에 그러지 말라고 손사래를 쳤다.
한석규는 작품을 선보이기에 앞서 제작보고회를 통해 마지막으로 이런 말을 전했다.
“시간은 훅훅 지나간다. 연기한지 20년 넘게 흘렀다. 아침에 갑자기 잭 니콜슨 생각이 났다. 대학교 때부터 정말 좋아했던 배우인데 몇 년 전부터 보이지 않더라. 얼마 전 기사를 보니 대사를 기억하지 못한다고 하더라. 연기를 은퇴한 거다. 저에게는 남다르게 다가온다. 나도 언젠가 저렇게 될 수 있겠구나. 나에게 그렇게 많은 추억과 상상력을 그렇게 많이 줬던 인물 중에 한 사람, 그 사람도 이제 (연기를) 그만하게 됐구나. 쓸쓸한 마음도 들었지만 내 추억 속에서 함께할 테니까 기쁘기도 했다. 아마 연기자라는 일은 그런 것 같다. 같이 살고 있는 사람들과 추억을 함께 쌓아가는 관계로 남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못다 한 이야기를 계속 풀어볼 것이다.”
많은 이들의 추억 속에 살아 숨 쉬는 기억들을 남겨주고 있는 한석규. 그 자체만으로도 그는 행복한 배우다. 앞으로도 오랜 시간동안 그의 연기를 보고 싶다. / besodam@osen.co.kr
[사진] 이동해 기자 eastsea@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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