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라이트] '23아이덴티티' 제임스 맥어보이, 흑화한 '킬미힐미'
OSEN 이소담 기자
발행 2017.02.14 17: 45

 맨 중 맨은 휴 잭맨이고 보이 중의 보이는 제임스 맥어보이라고 했던가.
할리우드 배우 제임스 맥어보이는 한국인들도 사랑하는 배우 중 한 명. 특히 영국을 대표하는 로맨틱 배우로 불리운 바 있는데, '23아이덴티티'를 통해서는 지금껏 볼 수 없었던 얼굴을 한 명도 아닌 여러 명 볼 수 있다. 로맨틱은 없다. 그야말로 놀라운 연기력으로 손에 땀을 쥐게 한다.
'23아이덴티티'는 14일 서울시 광진구 자양동에 위치한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국내 취재진 대상으로 공개됐다.

영화는 23개의 인격을 가진 '케빈'의 이야기. 즉 케빈은 해리성 인격장애(다중인격이라고도 하는)를 앓고 있다. 세상에서 유일하게 '플레처' 박사(베티 버클리 분)가 그를 이해하고 있지만, 어느 날 24번째 인격 '몬스터'가 모든 인격을 조종하며 소녀들을 납치하고 일을 꾸민다. 폭주하는 몬스터를 피해 소녀들은 도망칠 수 있을까.
제임스 맥어보이를 그저 로맨틱 배우로 인식했다면 큰 오산이다. 23개의 인격이 모두 영화에 직접적으로 나오지 않은 점은 아쉽지만, 주도적인 4개의 인격이 튀어나올 때마다 달라지는 얼굴은 감탄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8번째 인격인 '데니스'를 연기할 때는 이지적인 안경을 착용하는 것뿐만 아니라 눈썹의 위치, 목소리가 단번에 바뀐다. 그러다가도 여성 '패트리샤'로 변할 때는 특유의 찡긋하는 표정, 손짓 등이 특징. 9살짜리 '헤드윅'을 연기할 땐 혀 짧은 소리를 비롯해 걸음걸이도 달라진다. 이 모든 인격을 꺼낼 수 있었던 패션 디자이너 '배리'를 연기할 때는 또 사뭇 다르다.
그야말로 제임스 맥어보이의 원맨쇼라고 부를 만큼 그는 혼자서 최소 4명의 몫을 해내고 있는 바. 그의 연기를 보기 위해서 작품을 선택해도 아깝지 않을 명품연기가 러닝타임 117분을 꽉 채운다.
영화는 제임스 맥어보이의 연기력에만 기대지 않는다. 마치 갇힌 공간에서의 답답함과 숨 막히는 긴장감 그리고 영화가 주는 메시지가 분명 있다.
과연 케빈은 괴물일까. 누가 그를 괴물로 만든 걸까. 결국은 상처받은 이들을 위한 영화. 22일 국내 개봉. / besodam@osen.co.kr
[사진] '23아이덴티티'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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