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인터뷰②] ‘포수’ 박동원이 본 이승엽, 이대호 그리고 박병호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7.02.15 06: 00

‘포수’ 박동원(27, 넥센)이 보는 넥센의 2017년 전력은 어느 정도 수준인가. 
2017년의 넥센은 플러스 요소가 있다. 에이스 앤디 밴 헤켄이 시즌 처음부터 출격한다. 15승으로 신인상을 달성한 신재영은 더 노련해졌다. 1선발감으로 꼽히는 션 오설리반도 팀에 합류했다. 부상으로 지난해 자리를 비웠던 한현희와 조상우도 복귀한다. 과연 박동원이 평가하는 넥센의 투수진은 어떨까.  
▲ 지난해 부상으로 자리를 비웠던 한현희와 조상우가 복귀한다. 넥센 투수력의 상승이 기대되는데? 주전포수로서 기대치는? 

냉정하게 생각해서 이름만 들으면 한현희, 조상우가 오면 강해지겠지만 예전만큼 던질 수 있을지 걱정된다. 빨리 구위를 회복해서 팀이 좋아지길 바란다. 아직 공을 안 받아봤다. 두 선수 다 가끔 이야기하면 괜찮다고 한다. 좀 불안하다. 또 다칠까 걱정도 된다. 둘 다 투수를 처음 한다. 괜찮다고 했다가 다시 안 좋아질 수 있다. 걱정 된다. 
▲ 공을 몇 개 받아보면 바로 투수의 컨디션이 파악되나?
항상 공을 받던 투수들이다. 볼펜에서 올라와 5개 정도 던지면 약간 느낌이 온다. 갑자기 안 좋다가 타자가 들어오면 긴장하는 투수가 있다. 또 긴장감 때문에 마운드에서 더 좋아지는 투수도 있다. 웬만하면 공 몇 개만 받아오면 다 안다. 
▲ 어떤 투수와 호흡이 가장 잘 맞나?
누구랑 잘 맞고 안 맞고는 없다. 투수 선배들이나 후배들, 동기들이 나를 많이 믿어주고 내가 내는 것을 바로 던져준다. 다 같이 잘 맞는다. 
▲ 경기 중 투수가 포수사인을 거부한다든지 그런 경우는 없나? 
투수가 던지고 싶은 걸 던져야 된다고 생각한다. 싫다고 했을 때 고집이라고 생각도 안한다. 다른 생각이 있겠다고 생각하고, 느낌이 좋은 게 있다고 생각한다. 웬만하면 사인을 바로 바꿔준다. 던지는 사람이 던지고 싶은 걸 던져야 제일 안 맞을 수 있다. 
▲ 신재영이 신인왕을 탈 수 있었던 비결은?
나도 좀 많이 신기할 정도다. 너무 잘해서. 우리 팀에서 신인왕도 받고 홀드왕, 세이브왕 다 받아서 좋다. 올해가 좀 걱정이다. 2년차 징크스가 혹시나 올지도 모르잖나. 
▲ 신재영이 데뷔전 때 안타를 맞았을 때 상황이 궁금하다. 그 때 내렸다면 지금의 신재영이 없을 수도 있다고 본인도 말했었다.  
감독님과 코치님들이 믿어주셨다. 재영이 형이 잘해서, 열심히 해서, 모든 이에게 믿음을 줘서, 계속 던질 수 있었던 것이다. 자기가 제일 잘했다. 그래서 지금의 신재영이 된 것이다. 
▲ 밴 헤켄에게서 젊은 투수들이 배울 점은? 
구종을 먼저 생각하고 던지는 투수가 있다. 밴 헤캔은 타자의 반응을 보고 던지는 투수다. 나도 가끔 배울 게 많다. 밴 헤켄은 KBO리그의 웬만한 타자는 다 안다. 안 맞게 던지는 자기만의 스타일이 있다. 안 맞는 쪽으로 던진다. 나도 공부를 많이 한다. 나중에 복기도 하면서 배워나간다. 
▲ 위기에서 투수들에게 가장 많이 주문하는 것은? 
사실 그 때는 누가 올라와서 이야기해도 별로 도움이 되는 말은 없다. 투수가 더 긴장한다. 그럴 때는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농담이나 그런 이야기를 한다. 
▲ 마운드에 올라가면 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궁금하다. 
상황에 따라 다르다. 투수가 너무 태만하게 던지면 올라가서 강하게 말한다. 선배한테도 그렇게 한다. 긴장한 투수는 최대한 편하게 해준다. 보통 어린 선수가 그렇게 한다. 
▲ 타자들과의 신경전을 어떻게 하는지 궁금하다. 음담패설을 하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다. 
그런 이야기는 들어본 적도 없고, 해본 적도 없다. 가끔 친한 타자가 들어오면 말을 걸 때가 있다. ‘초구 칠거냐? 안 칠거냐?’ 장난하기는 한다. 다른 선배는 인사만 나눈다.  
▲ 이승엽이 타석에 서도 아무 말 없나?
이승엽 선배랑 친하면 할 수 있겠지만 그런 사이는 아니다. 선배님들이 들어오면 인사만 한다. 자기 할 일들을 한다. 
▲ 포수 장비가 너무 많다. 답답하지 않나? 하루 종일 앉아있으려면 무릎도 아플 것 같다. 
너무 오랫동안 앉아 있어서 아프진 않다. 시즌 후반에 들어가면 좀 불편하다. 체력이 많이 떨어진다. 근력이 떨어져 통증이 온다. 무릎은 괜찮다. 우리는 어릴 때부터 (포수를) 해서 괜찮다. 의자에 앉아있는 수준이라고 보면 된다. 
▲ 포수로서 가장 상대하기 까다로운 타자는 누구? 투수에게 어디를 주문해도 던질 곳이 없다든가?
타격이 좋은 팀은 두산이다. 두산 타자들이 어렵다. 웬만한 타자들은 장점 반 단점 반이다. 두산은 단점이 별로 없고, 장점이 많은 타자들이 많다. 특히 구자욱이 어렵다. 구자욱은 방망이를 맞추는 능력이 좋다. 달리기도 빠르다. 빗맞아도 내야 안타로 많이 살아나간다. 손아섭도 까다롭다. 손아섭은 자욱이와 다른 게 약점에 던졌는데 그걸 빗맞아서 안타를 친다. 운이 좋아서 안타가 나올 때가 많다. 그런데 운도 실력이다. 
▲ 이승엽의 마지막 시즌이다. 넥센과 마지막 타석에 선다면 기분이 어떨까?
그런 상상은 안 해봤다. 똑같은 타석이다. 아웃을 잡는다는 생각만 한다. 끝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래야 이승엽 선배가 은퇴해도 기분이 편하실 것 같다. 
▲ 이대호의 컴백도 이슈다. 타석에 들어선다면? 
붙은 적은 없다. ‘오늘 이 선수와 어떻게 승부해야 하나’ 싶을 것이다. 다른 선배들에게 조언을 들어봐야 한다. 100번 타석에 들어가면 35번은 친다고 봐야한다. 
▲ 박병호는 오랫동안 동료로 지켜봤다. 만약에 적으로 타석에 선다면 어떨까? 
병호 형은 한국에서 홈런을 더 많이 쳤다. 홈런은 실점으로 바로 연관돼 더 위협적이다. 이대호 선배도 홈런을 많이 치지만, 둘 다 너무 어려운 타자다. 상대하고 싶지 않다. 
▲ 박병호의 메이저리그 도전은 어떻게 보나?  
잘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어렵지만) 이겨낼 수 있다. 성실하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고척돔=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3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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