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계아시안게임 출전을 향한 이승훈(29, 대한항공)의 의지는 부상도 꺾지 못했다.
이승훈은 지난 10일 강릉스피드경기장서 개최된 2017 ISU 스피드스케이팅 종목별 세계선수권 팀추월 경기 도중 부상을 입어 오는 19일부터 일본 삿포로에서 열리는 동계아시안게임 출전이 불투명했다.
이승훈은 당시 레이스 도중 균형을 잃고 넘어져 보호 펜스에 부딪혔다. 오른발을 움켜쥔 채 크게 고통을 호소한 그는 홀로 일어서지 못한 채 들것에 실려나갔다.
곧장 강릉 아산병원으로 후송된 이승훈은 검진 결과 자신의 스케이트 날에 오른발 정강이 부위가 찢어진 것으로 판명돼 8바늘을 꿰맸다.
엑스레이 결과 다행히 뼈와 근육에는 이상이 없었지만 세계선수권 매스스타트 2연패 꿈은 접어야 했다. 일주일여 앞으로 다가온 동계아시안게임 출전에도 먹구름이 드리웠다.
그러나 뜻하지 않은 부상 악재도 이승훈의 출전 의지를 막지는 못했다. 태릉선수촌에 복귀해 부상 경과를 지켜보던 그는 13일 오전 훈련 뒤 대표팀 코칭스태프와 상의 끝에 삿포로행을 결정했다.
부상 부위를 진찰한 의사가 출전해도 괜찮다는 소견을 보였지만 무엇보다 대회에 출전하고자 하는 본인의 의지가 강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밝혀졌다.
이승훈은 당초 출전하려던 5000m, 10000m, 매스스타트, 팀추월 등 4개 종목에 모두 나설 지 여부는 대회 직전까지 경과를 지켜보며 결정할 예정이다.
이승훈은 이미 이룰 것은 모두 이룬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의 살아 있는 전설이다. 2010년 밴쿠버동계올림픽서 10000m 금메달, 5000m 은메달을 딴 뒤 4년 뒤 소치동계올림픽서 팀추월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승훈은 2011년 아스타나-알마티 동계아시안게임서도 5000m, 10000m, 매스스타트서 3관왕, 팀추월에서 은메달을 추가하며 최고의 스타로 활약했다.
이승훈의 꿈은 삿포로에서도 진행형이다./dolyng@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