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人] '3점슛 500개' 강아정, 변연하를 떠올린 이유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02.14 06: 01

[OSEN=구리, 최익래 인턴기자] 3점슛 500개를 달성한 강아정(28, KB스타즈)은 왜 변연하(38, 은퇴)를 떠올렸을까. 
청주 KB스타즈가 13일 구리시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삼성생명 여자프로농구' 구리 KDB생명과의 경기에서 74-67로 승리했다. 공동 4위 KB스타즈와 3위 KDB생명의 승차는 불과 반 경기 차다. 플레이오프 막차의 주인공은 누가 될까. 
승리의 주역은 21득점, 8리바운드로 활약한 강아정이었다. 특히 외곽슛이 불을 뿜었다. 강아정은 3점슛 4개를 성공하며 공격을 이끌었다. 강아정은 이날 4개를 더해 500개 성공 고지를 돌파했다. 325경기 만에 완성한 WKBL 통산 8번째 대기록이다.

경기 후 만난 강아정은 밝은 얼굴로 인터뷰에 임했다. 그는 "기록을 전혀 의식하지 않고 있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좀 멋있게 쏠 걸 그랬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앞으로 자료화면으로 나올 텐데 너무 멋없는 슛동작이라 걱정이다"라고 덧붙여 장내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WKBL에서 3점슛 500개 고지를 가장 먼저 돌파한 선수는 지난해까지 KB스타즈에서 뛰었던 변연하(은퇴)다. 변연하는 통산 1014개의 3점슛을 성공시키며 이 부문 1위로 남아있다. 강아정은 자연스레 변연하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봐왔다. 대기록 작성 순간에 그가 제일 먼저 떠올린 얼굴도 변연하였다.
강아정은 "(변)연하 언니 생각이 난다. 연하 언니가 3점슛 1000개 성공을 했을 때 되게 덤덤해했다. 그게 이해가 안됐었다"며 "이제야 그 심정을 조금 알 것 같다. 나는 아직 연하 언니 기록의 반도 못 미친다. 중요한 경기도 많이 남았다. 그래서인지 엄청 들뜨거나 신나지는 않다"는 소감을 밝혔다.
감상에 젖은 듯 보였던 강아정은 그러나 3위 KDB생명과의 순위싸움을 이야기 할 때 눈빛을 고쳤다. 그는 "팀에 어린 선수가 많다. 당연히 내가 나서서 중심을 잘 잡아야 한다"고 책임감을 강조했다.
KB스타즈는 지난 시즌 막판까지도 하위권에 처졌었다. 그러나 시즌 종료 직전 8연승을 질주하며 극적으로 봄 농구 티켓을 거머쥔 경험이 있다. 강아정에게 1년 전 기억은 여전히 선명히 남아있었다. 그는 "사람인지라 욕심이 생긴다. 그런데 뭔가를 꽉 쥘수록 놓치게 되더라. 무조건 올라가야 한다고 압박하면 더 쫓기게 된다"고 자평했다.
이어 강아정은 "앞서 언급한 것처럼 팀에 어린 선수가 많기 때문에 내가 쫓기면 그들은 부담스러울 것이다. 반대로 내가 허슬플레이로 모범을 보인다면 그들은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다. 성적은 그 다음 문제"라고 덧붙였다.
팀의 리더와 에이스를 모두 맡고 있는 강아정. 그의 어깨에는 책임감이 잔뜩 짊어져있다. 안덕수 감독도 "(강)아정이가 체력부담을 느낄 텐데 잘해주고 있다"며 공로를 인정했다.
KB스타즈가 지난해처럼 기적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강아정이 지금처럼 팀을 이끈다면 불가능은 아닐 것이다. /ing@osen.co.kr
[사진] W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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