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고등래퍼' 첫방 후폭풍, 수신제가와 엠넷의 길
OSEN 엄동진 기자
발행 2017.02.13 17: 08

 '고등래퍼'의 첫 방송은 엠넷의 역대 프로그램 중 가장 충격적인 오프닝 중 하나였다. 엠넷의 의도는 아닐 것으로 믿지만, 첫 방송 이후 엄청난 '노이즈'가 발생하며 단숨에 화제의 프로그램으로 등극했다.
 
장용준 사태라 부를만 했다. 10일 첫 방송 이후 11일과 12일 SNS에는 온통 '고등래퍼'와 장용준 이슈였다. 참가자였던 장용준의 과거 논란을 부를 행동과 배경 등이 합쳐져 이슈는 이슈를 낳았다. 

그의 아버지인 바른정당 장제원 의원이 대신 '국민들께 사죄드린다'며 당 대변인 자리를 사퇴했고, SNS를 탈퇴했다. 13일 장용준의 사과를 담은 손편지가 공개됐고 이어 엠넷이 장용준의 프로그램 하차를 공식화했다. 그렇게 사태는 일단락됐지만, 힙합 오디션 프로그램 출연자 한명의 과거 행실과 관련된 논란이 부른 후폭풍은 가히 '참사'라 부를 만했다. 
엠넷 역시 이 '참사'의 책임에서 자유로울수 없다. 사건을 장용준 개인이 아닌, 엠넷으로 확대해 놓고 본다면, 참가자의 '평판 조회'를 똑바로 하지 못한 점을 먼저 꼬집어야 한다. 참가자가 일반인이고, 특히 고등학생 신분이라면 더 꼼꼼하게 체크하고 수차례 인터뷰해 문제를 밝히고 문제가 있다면 출연시키지 말아야 했다.
"과거의 일이고, 이제 반성했고 다른 생각을 한다면 큰 문제는 아닌 것 같다" 정도로 이 문제를 바라볼게 아니다. 한 번 논란에 휩쓸리면 잘잘못을 가릴 틈도 없다. 고등학생이기에 논란과 비판에 내성도 없다.  
'평판 조회'를 똑바로 거치지 않아 논란이 일었던 프로그램은 엠넷 내에서도 있었고, 지상파 프로그램 중에서도 많았다. 반면교사 삼을 작품이 많았고, 장용준처럼 팔로워가 1만씩이나 되는 스타급 참가자라면 자세히 들여다볼 여지도 분명히 있었을테다.
그걸 하지 않아서, 장용준은 뿐만아니라 그의 가족의 인생까지 크게 흔들리게 됐다. 논란에 꽂힌 대중이 쏟아내는 비난의 홍수에서는 '잘잘못을 가리는 것' 따위 쓸려내려갈 뿐이라는 것을 제작진은 왜 몰랐던 걸까.  
사실 엠넷은 이번 논란으로 잃은 것 보다는 얻은 것이 많아보인다.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이 13일 발표한 TV화제성 비드라마 부문 순위에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출연한 JTBC '썰전'에 이어 2위에 올랐다. 놀라운 결과다. 블로그, 커뮤니티, SNS 등의 조회수가 고르게 높게 나온 결과다.
결국은 '노이즈'가 화제를 만들어 낸 셈이 됐다. 하지만 이 결과에 기뻐해서는 절대 안된다. 이 문제가 조기에 터진 것에 감사하돼, 참가자들의 '평판 조회'부터 재 정비를 시작할 기회를 얻은 것에 감사해야 한다.
장제원 의원은 SNS를 탈퇴하면서 '수신제가를 하지 못한 나를 반성하겠다'고 했다. 장 의원과 그의 아들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잘못이 있다면 엄정하게 책임지고 반성하는 자세다. 엠넷에게 지금 바로 필요한 것 역시 철저한 자기 반성으로 보인다. 장용준의 '꽤 많다'고 알려진 촬영 분량을 들어내는 것과 동시에 말이다. / kjseven7@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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