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길' 김새론X김향기, '귀향' 이어 3·1절 기적 이끌까 [종합]
OSEN 이소담 기자
발행 2017.02.13 16: 50

 “잊지 않겠습니다.”
13일 오후 서울시 성동구 행당동 CGV 왕십리에서는 영화 '눈길'(감독 이나정, 3월 1일 개봉) 언론시사 및 기자간담회가 열린 가운데, 이나정 감독을 비롯해 주연배우 김향기와 김새론이 참석했다.
‘눈길’은 1944년 일제강점기 위안부를 소재로 한 작품으로, 같은 마을에 태어난 두 소녀 종분(김향기 분)과 영애(김새론 분)의 슬프고도 아름다운 우정을 그린다. 아픈 역사보다 소녀들의 우정에 주목한 이나정 감독의 따뜻한 시선이 돋보이며, 영화는 “잊지 않겠습니다”라며 위로를 건넨다.

앞서 지난 2015년 3·1절을 맞아 KBS 1TV을 통해 동명의 2부작 드라마로 방송된 바. 이로부터 정확히 2년 만인 2017년 스크린을 통해 개봉하게 됐다.
이나정 감독은 “제작 단계부터 시나리오 형태로 대본 작업했다. 촬영하면서도 영화 스태프와 방송 스태프와 함께 작업했다”며 “방송이 나가고 나서 영화 개봉을 위해서 다시 한 번 편집했다. 촬영할 때도 영화적인 느낌으로 광범위하게 표현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지난해에는 위안부를 소재로 한 영화 ‘귀향’(감독 조정래)이 무려 350만 관객을 동원하는 기적을 이뤘다. 이와 관련해 이나정 감독은 “2013년부터 작업을 시작해서 ‘귀향’이라는 작품을 잘 몰랐다. 다양한 영화, 연극, 책 등을 봤다. 어떻게 차별점을 두고 만들자고 생각하기 보다는 저 혼자 만드는 것이 아닌 많은 분들이 이 부분에 관심을 갖고 만들으셨구나 생각해 오히려 힘을 얻었다”고 전했다.
김향기와 김새론은 소녀들의 우정을 눈처럼 새하얗고 담담하게 그려냈다. 촬영을 결심하기까지 쉽지는 않았을 터. 김향기는 “굳게 마음을 먹고 열심히 해보자는 마음으로 용기내서 촬영했다. 첫 촬영 때도 감독님께서도 여자 감독님이셔서 아무래도 좀 더 저희가 편하게 할 수 있도록 그런 환경을 만들어주신 것 같다”고 이나정 감독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제작진은 실제 미성년자인 배우들과 작업을 하는 것에 특별히 주의를 기울였다. 이나정 감독은 “배우들이 미성년자여서 조심스러웠다. 성적인 폭력 관련한 장면을 찍을 때 어떻게 촬영하는 게 서로에게 상처되지 않고 작품을 표현할 수 있을지 공부를 해봤다. 촬영할 때도 가해자 일본군인과 피해자 소녀들이 같은 공간에 있지 않다거나 관련된 소품을 보고 소녀들이 두려움을 느끼지 않게 분리해서 촬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문제인데, 피해 입은 분들이 생존해 계신데 영화적인 볼거리로 표현하는 것은 또 하나의 폭력일 수 있어 간접적으로 표현하고자 했다. 그 장면이 없어도 일상을 빼앗긴 소녀들의 모습을 담아도 저에게는 충분히 충격적이었고, 마음이 아팠다”고 덧붙이기도.
소녀들의 우정이 그려지는 대표적인 배경으로는 ‘눈길’이다. 실제로 추운 겨울 촬영이 진행된 바. 오히려 김새론은 “촬영을 지방도 왔다 갔다하고 추운 겨울에 진행했다”며 “그럴 때마다 저희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힘드셨을까 생각이 촬영 내내 들었다. 힘들수록 추울수록 힘들다는 말을 더 하기 힘들더라”고 성숙한 답변을 전했다.
유보라 작가는 “위안부 관련 협상이 타결이 됐다고는 하는데 여전히 수요집회가 진행되고 있다. 사과라고 하는 건 피해를 입힌 사람이 사과를 했다고 해서가 아니라 당한 사람이 받아들일 수 있느냐가 사과라고 생각한다. 민감한 문제이긴 하지만 아직 생존해 계신 39분의 할머니가 계신데 그분들 한분 한분이 사과를 받으셨다고 생각하기 전까지는 사과를 받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소신을 밝혔다.
김향기는 “봐야 할 이유가 있는 영화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대한민국 사람으로서 관심을 가져주시고 저희 영화를 통해 가슴 깊게 새겨가는 순간이 되길 바란다”고, 김새론은 “끊임없는 노력과 관심이 반드시 큰 힘이 될 것”이라며 관심을 바랐다. / besodam@osen.co.kr
[사진] 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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