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대 회사원 고민철 씨(가명)는 지난달 최신형 스마트폰을 잃어버렸다. 구입한 지 한 달 남짓 됐는데 대학 동기 모임에서 과음한 뒤 택시에 두고 내렸단다. 이튿날 술에서 깨어난 고 씨는 다급한 마음으로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전원이 꺼져 있어 음성 사서함으로 연결된다"는 안내 멘트만 흘러 나올 뿐.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인근 지구대에 가서 분실 신고 접수를 했다. 주변 사람들은 "이미 바다를 건넜다. 그냥 포기하라"고 말했지만 고 씨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업무상 통화량이 많은 고 씨는 임대폰 서비스를 이용하다가 결국 똑같은 제품을 구입했다. 그는 "헤어진 연인에게 사줬던 핸드백 할부금을 아직까지 갚는 기분 같다"고 쓴 웃음을 지었다.
고 씨의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이 잃어버린 스마트폰을 되찾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녹색소비자연대 ICT소비자정책연구원은 지난해 12월 미래창조과학부로부터 제공받은 '최근 5년간 휴대전화 습득신고 및 찾아준 단말기 현황'과 '이동통신 3사의 최근 5년간 단말기 분실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연간 평균 휴대폰 분실 건수는 114만 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하지만 우체국·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KAIT)를 통해 습득 신고가 이뤄지고 주인을 찾아 준 건수는 지난 5년간 연평균 3만 8350건으로 분실 건수 대비 3.3% 수준에 불과했다.
물론 그럴 일이 없기를 바라야겠지만 만에 하나, 내가 스마트폰을 잃어버렸다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가장 먼저 해야 하는 건 당연히 분실 신고. SK텔레콤과 LG 유플러스는 국번없이 114, KT는 국번없이 100번을 눌러 분실 신고를 하면 된다. '핸드폰 찾기 콜센터'(www.handphone.or.kr)를 통해 확인하는 방법도 있다. 가입시 입력한 전화 번호와 아이디, 생년월일 등 정보를 검색해 습득 물품이 있는지 간편하게 확인할 수 있다.
안드로이드 운영 체제 스마트폰의 경우 구글 플레이 사이트에 접속해 구글 계정 로그인을 한 뒤 설정 아이콘과 안드로이드 기기 관리자를 차례로 클릭하면 휴대전화 정보와 위치가 표시된다. 전원이 켜져 있는 상태라면 5분간 벨소리 울림 기능을 이용하면 된다. 아이폰은 PC를 통해 iCloud에 접속한 뒤 아이폰 찾기를 누르면 나침반 모양과 함께 위치를 추적하고 연락받을 연락처와 메시지를 남길 수 있다. 분실 방지 애플리케이션을 미리 설치하는 방법도 있다.
최근 들어 이동 통신사들은 분실에 따른 소비자들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보험 상품을 강화하는 추세다. 보험 가입자가 휴대 전화를 분실하거나 파손될 경우 단말기 가격의 일정 금액을 보상받을 수 있다. 다만 분실 보험의 경우 개통 이후 한 달 안에 신청해야 한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고 했던가. 고 씨는 새 제품을 구입하면서 보험 가입 등 안전 장치를 마련했다.
택시를 탈 때 현금보다 카드를 사용하는 게 좋다. 혹시 택시에 스마트폰을 두고 내리더라도 카드 결제 내역을 통해 택시 기사의 차량 번호, 연락처 등 개인 정보를 알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