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월계수', 이제서야 조금씩 보이는 해피엔딩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7.02.13 06: 39

종영을 4회 앞둔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의 해피엔딩이 점쳐친다. 신구 김영애 부부가 노년의 행복을 찾아 떠났고, 어려움 속에서도 현우 이세영의 사랑은 한층 깊어지고 있다. 무엇보다 지승현의 방해 공작 없이 이동건 조윤희가 신혼의 단꿈에 젖어 있다는 점이다.
12일 오후 방송된 KBS2 주말드라마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극본 구현숙, 연출 황인혁)은 나연실(조윤희 분)을 괴롭히던 홍기표(지승현 분)가 이동진(이동건 분)의 말을 듣고 점차 생각을 바꾸는 모습이 담겼다. 연실을 빼앗기 위해 동진의 전처 민효주(구재이 분)의 손을 잡아던 기표는, 동진의 편에 서서 미사 어패럴을 구하는 데 의기투합하려 한다.
이날 동진은 기표에게 연실을 생각하고 챙겼던 마음은 이해하지만, 일방적인 행동은 사랑이 아니라 집착이라면서 연실의 곁을 떠나라고 했다. “창고에서 사고 당할 때 무의식중 연실 씨부터 구하는 모습 보면서 인정했지만 그게 사랑은 아니다. 연실 씨는 단 한순간도 당신과 같은 마음인 적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진심으로 연실을 생각하고 사랑했다면 지금부터라도 그녀를 위해 어떤 길을 선택하는 게 옳은지 고민해보라고 말한 뒤 자리를 떴다. 두 사람 사이에 냉기가 흘렀다. 기표의 어머니(정경순 분)도 아들의 잘못을 지적하며 모두 잊고 고향으로 내려가서 살자고 제안했다. 그의 마음을 움직이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한 것은 연실이 괴로운 마음에 쓴 일기였다. 이곳에는 기표를 만나고부터 억지 결혼을 앞둔 심정까지 고스란히 적혀 있었다. 오랜 시간 생각에 빠진 그는 결국 연실의 행복을 빌어주기로 했다.
기표는 민효상(박은석 분)이 자신을 협박했던 당시의 음성 파일을 내밀며 미사 어패럴의 대표 자리에서 내려오라고 저격했다. 그런 가운데 동진이 미사 어패럴을 구할 구원투수로 떠오르면서 효주에게 쫓겨났던 민효원(이세영 분)-고은숙(박준금 분) 모녀에게도 희망의 빛이 생겼다.
효원의 남자친구 강태양(현우 분)은 CF 출연료를 받아 모녀에게 전셋집을 마련해주면서 어떠한 어려운 일이 있어도 절대 곁을 떠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남편이 망하자 친구 집으로 도피한 효상의 아내 최지연(차주영 분)과 비교되는 인성이었다.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이 이전에 격정적인 비극의 세계를 펼쳐오던 것과 달리 결말을 앞둔 시점부터 용서와 화해로, 평화로운 결말을 맺는 조화의 세계를 추구하기 시작했다. 주변 인물들의 사연도 서서히 밝혀지며 가슴 한편을 뭉클하게 만든다.
이처럼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은 비교적 예측 가능한 결말에 진한 감동까지 함께 녹여내며 주말극다운 볼거리를 선사하고 있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는 없을 듯하다./ purplish@osen.co.kr
[사진]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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