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1박2일' 김준호, 밉지 않은 프로 베팅러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7.02.13 06: 39

김준호에게 말 못할 과거가 있기는 하지만 개그맨으로서 남을 웃기는 일에는 정말이지 타고난 사람이다. 그의 21년 개그 인생이 ‘1박2일’을 통해 물때를 만났다. 맏형으로서 멤버들과 조화롭게 어울리며 생활화된 휴먼 코미디를 보여주고 있다.
12일 오후 방송된 KBS2 예능 ‘1박2일’은 경남 통영에서 ‘신에게는 아직 12척의 배가 있습니다’ 편으로 꾸며진 가운데 차태현, 데프콘이 뭉친 한량팀 리더 김준호가 큰 웃음을 담당했다.
이날 각 팀당 과일 배 12개씩 받았고, 각 미션마다 배를 걸고 베팅해 최종적으로 상대팀보다 많은 배를 남겨야 승리하는 방식이었다. 이순신 장군처럼 전략과 지략이 필요한 미션이었던 것.

먼저 도-개-걸-윷-모 중 어떤 것이 나올지 미리 예상하고 배를 거는 ‘예언 윷 던지기’에서 김준호는 배 다섯 개를 걸었고, 무조건 개가 나온다고 확신했다. 나중엔 생각을 바꿔 “먼저 3개를 걸고, 지면 5개를 걸고, 또 실패하면 남은 배에 개를 다 걸자”고 과감하게 베팅을 했다.
처음부터 ‘개’에 걸고 싶다던 그는 배 3개를 내며 차태현에게 던지라고 지시했다. 그러면서 “하나 더”라며 배를 또 거는 시늉을 해 웃음을 안겼다. 하지만 ‘백 도’가 나오면서 3개를 잃었고, 이어 윷이 나와 배 4개를 탕진했다. 김준호는 “잠깐 배 좀 사러갔다 오겠다”고 말하며 초조한 심정을 드러냈다.
대장이 된 김준호가 팀원에게 지시를 내리면서 책임을 전가하는 ‘얍쓰’다운 면모를 보였지만 왠지 모르게 밉지 않았다. 맥없이 끝을 흐리는 말투, 적절한 멘트, 금세 익살스럽게 달라지는 표정, 넉살 좋은 태도 덕분이었다.
머리 아픈 두뇌 게임이나 복잡한 심리전 없이도 신선한 재미를 책임지는 김준호. 그가 김빠진 탄산수에 탄산을 채우듯 ‘1박2일’을 보는 재미를 불어넣고 있다./ purplish@osen.co.kr
[사진] ‘1박2일’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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